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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멈춘 태광산업…트러스톤 '오너' 등판 요구 2월까지 논의, 전면 스톱…4월 임시 주총 연다

고은서 기자공개 2025-03-20 15:44:4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산업의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야 하며 대주주는 책임을 지고 공식적으로 경영에 나서든지, 아니면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배당 확대를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논의했으나 성회용 대표이사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모든 변화가 멈춘 상태다. 트러스톤 측은 태광산업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지 않고 계속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며, 오는 4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트러스톤이 요구하는 핵심은 책임 있는 경영 체제 구축이다. 현재 태광산업은 공식적인 대표이사 부재 상태에서 대주주인 이호진 전 회장이 경영고문으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호진 전 회장은 태광산업 지분 29.4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1년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회장은 2021년 10월 형기를 마친 뒤 출소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에 따라 복귀하지 못하다가 2023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호진 전 회장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면 정식으로 등기이사가 되어 책임경영을 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경영을 이사회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주주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트러스톤의 주장이다.

태광산업 내부에서도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의 복귀를 둘러싸고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태광그룹의 지배구조 및 경영 이력을 고려했을 때 이 전 회장이 다시 경영 전면에 나설 경우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태광산업의 현 경영 공백이 장기화되면 주가 및 기업가치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태광산업은 섬유·화학 사업 부진 속에서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올 초 태광산업 이사회에서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논의됐으나 대표이사 사임 이후 모든 논의가 중단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태광산업은 SK브로드밴드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9000억원의 자금을 활용할 계획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러스톤은 이 자금을 활용해 주주가치 제고 및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러스톤은 오는 4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태광산업의 경영 체제 개편을 본격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다. 핵심 의제는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등기이사 선임 및 지배구조 개편이 될 전망이다.

트러스톤이 태광산업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배경에는 상법 개정 가능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 및 국회에서도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고 대주주의 독단적 경영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상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의 구조 개편이 결국 한국 기업 거버넌스 개선 흐름과 맞물려 있는 만큼 이번 임시주총이 기업가치 상승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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