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치제고 요구 높아진 유한양행 주총 전현직 임원 위주에서 신규 투자자 유입으로 기업가치상승·주가부양 촉구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20 17:49:3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2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현직 임원과 오랜 투자자가 많은 유한양행 주주총회에 변화가 생겼다. 회장직 신설로 주목을 받았던 작년과도 다르다. 바이오에 관심있는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기업가치 제고 목소리가 높아진다.올해 주총장이 이들의 불만과 요구사항들로 점철됐다. 소액주주 주주행동주의 플랫폼 '액트'까지 가세해 자사주 소각과 적극적인 IR을 요구했다.

유한양행은 20일 오전 10시 본사에서 제10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오랜 주주들과 신규 주주들, 액트 유한양행 주주대표까지 모여 주총장을 가득 채웠다.
유한양행 주총장은 통상 조용한 분위기에서 빠르게 마무리되곤 했다. 지난해부터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지난해는 회장직 신설 문제로 큰 주목을 받았다. 기존 주주는 물론 유한양행 창업주 고 유일한 박사의 하나뿐인 직계후손 유일링 유한학원 이사가 이례적으로 주총장에 참석하기도 했다. 취재진까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올해 주총은 작년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미국 첫 국산 항암 신약 '렉라자'를 계기로 바이오 투자자들이 유입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 기업가치 향상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IR을 실시하고 자사주 직접매입과 소각 등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렉라자 성과가 주가반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골자다.
지난해까진 볼 수 없었던 액트 유한양행 주주대표가 앞장섰다. 이들은 유한양행이 금융사(신한은행)를 통해 신탁으로 자사주를 취득하고 있다는 점에도 불만을 표하고 있다. 자사주 신탁계약은 흔한 방식이지만 계약기간 자사주를 자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해 12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신탁업자가 자사주 처분 시 회사는 처분목적과 예상되는 주식가치 희석효과 등을 의무로 공시하도록 했다. 이 시행령에 따라 투자자 보호가 강화됐지만 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직접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자사주 소각과 IR 확대 요구도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처음으로 기업가치제고방안을 발표했다. 렉라자 허가로 글로벌 제약사로 위상이 올라간데다 신규 유입된 주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진 영향이다.
매년 2개 이상 신규 임상 파이프라인을 도출하고 매년 1건 이상 기술수출을 추진한다는 약속과 함께 주주가치제고 방안으로 2027년까지 자사주를 1% 소각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1%는 보통주 80만2090주로 주가 15만원을 기준으로 약 1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는 적극적인 주주가치제고방안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주주대표는 조욱제 의장을 향해 "2027년까지 자사주 1% 소각은 매우 소극적인 정책"이라며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고 IR 활동을 더욱 확대해달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주주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의장은 "향후 기술수출에 의한 많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돼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자사주 역시 추가 매입을 하거나 현재 보유한 물량을 검토해 가능한 주주들의 이익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각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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