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임상·CDMO' 동시가동, 쓸곳 많아도 '합병의 힘' 뒷배⑤현금성자산 9천억, 자본 키우며 조달 여력 확대…매출원 '세대교체'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18 09:09:07
[편집자주]
바이오시밀러로 시가총액 38조원을 이룬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 복귀 후 통합 작업까지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사로의 도약에 나섰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신약 파이프라인이 올해 본임상에 진입한다. 하지만 수익성 개선 등 당장 현실에 놓인 과제를 지적하는 시장의 요구 속 셀트리온의 신약 여정은 순탄치 않다. 가야만 하는 길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일이 과제다. 더벨은 셀트리온그룹이 그리는 신약 방향성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3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문학적 비용을 요하는 신약은 굴지의 대기업도 진출이 쉽지않은 분야다. 신약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당위성과 별개로 '할 수 있는 일'이 되기 위한 재무체력을 갖춰야 한다.셀트리온은 신약 중에서도 개발 비용이 높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를 동시에 4~5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조단위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위탁개발생산(CDMO) 신사업도 진입했다. 연말엔 신규 매출원 확보 차원에서 인수합병(M&A)도 계획 중이다.
대형 투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은 넉넉한 현금곳간과 재무건전성에 있다. 선제적 합병을 통해 규모를 키우며 조달 운신의 폭도 키웠다. 수익이 높은 신규 제품으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별도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 순유입 규모도 늘고 있다.
◇4000억 육박한 R&D 비용, 신약 4개 임상 추가…현금자산 '넉넉'
셀트리온이 겨냥하는 ADC 신약은 일반 단일항체 신약보다 더 많은 개발자금을 요한다. 임상 2상이 면제되는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다. ADC 신약 1상 비용이 바이오시밀러 전체 임상 금액과 맞먹는다고 전해진다.
올해 셀트리온은 3개 ADC 신약 1상 신청을 예고했다. 여기에 이중항체 물질 1개 임상도 추가할 예정이다. 동시에 4개 1상을 가동하는데다 2026년 2개 ADC와 2개 이중항체 신약 물질 임상을 추가 신청할 계획이다. 신약 임상 비용으로만 수천억원의 비용을 예상해볼 수 있다.

셀트리온은 별도기준으로 매년 3000억 후반가량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2871억원으로 연간 비용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신약 본임상에 따른 연구개발비는 올해부터 반영된다.
바이오텍은 물론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 국내 톱 제약사에 있어 신약 비용은 상당한 부담이다. 영업망도 국내로 한정돼 보통 1·2상을 마치고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전을 타진한다.
셀트리온이 같은 선택을 할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판매를 직접 하는 상황에서 굳이 신약 물질을 타사에 넘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유럽은 물론 미국에도 직판망을 갖췄다.
탄탄한 현금자산은 신약 임상을 동시 가동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2023년 5475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8724억원으로 확대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삼성바이오로직스(1조1996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9790억원) 다음으로 현금을 많이 갖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후 조달 운신의 폭도 커졌다. 4조원 수준이던 자본규모가 17조원으로 커진 덕분이다. 작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7818억원, 부채비율은 14%다. 약 1조원을 더 빌려와도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1조 플랜 CDMO 사업 동시 진행, 탄탄한 재무체력 뒷받침
신약이 최소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요하는 까닭에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동시에 이뤄진다. 곳간이 넉넉하지만 써야 할 돈이 더 많다.
대표적인 신사업이 위탁개발생산(CDMO)이다. 셀트리온 100% 자회사인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가 주축이 된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신설법인엔 이혁재 경영지원부문 수석부사장, 권기성 연구개발부문 수석부사장, 구윤모 엔지니어링본부장 전무 등 핵심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CDMO 사업 기반을 닦는 중이다.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에 셀트리온이 투자할 금액은 최대 1조5000억원이다. 단기간 이 비용을 모두 투입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보다 더 넉넉한 현금을 확보할 필요성은 높아진다. 올해 말쯤부턴 인수합병(M&A) 계획도 내비치고 있어 재무 운용의 묘를 발휘할 시기다.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신규 제품으로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램시마 등 판매 수수료가 높은 기존 제품 의존도를 줄이고 직접 판매로 수익이 큰 최근 제품 의존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램시마SC(미국명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이 신규 제품에 해당한다.
수익 구조를 바꿀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갔다. 최근 3개월간 스테키마, 옴리클로, 스토보클로, 오센벨트 등 무려 4개 신제품에 대해 미국 또는 유럽 허가를 받았다. 유럽 허가 권고를 받은 앱토즈마, 아이덴젤트도 곧 정식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액 3조7092억원, 영업이익 1조21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90% 성장했다.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작년 3분기 기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계획된 바이오시밀러 임상 및 신약 개발로 R&D 비용은 점차 늘어날 예정이며 신약 개발 초기 단계로 비용이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있진 않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오비맥주 카스, 브랜드 아이덴티티 리뉴얼 예고
- “해외 브랜드 추가 인수 막바지, 사계절 포트폴리오 강화”
- [i-point]씨유메디칼, 작년 영업익 78억 달성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매각 난항 겪는 다보링크, 관리종목 지정 우려
- [유동성 풍향계]제일기획, 현금창출 확대에 보유현금 '역대 최고'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농협 입김' 남해화학 이사회, '독립성·다양성' 과제
- [i-point]큐브엔터, (여자)아이들 우기 디지털 싱글 공개
- [오너십 시프트]새출발 앞둔 미코바이오메드, 재무 건전성 확보 분주
- [코스닥 어닝 서프라이즈]'주주환원' 나선 스튜디오삼익, 주가 관리는 '과제'
- [코스닥 어닝 서프라이즈]'상장 2년차' 스튜디오삼익, 매출 1000억 첫 달성
정새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MO 원년'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수주잔고 320억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임상·CDMO' 동시가동, 쓸곳 많아도 '합병의 힘' 뒷배
- [thebell note]제약바이오 창업주의 힘
- 이엔셀, '성장 더딘 CGT' 감안 사업 다각화 'AI·건기식'
- 삼성바이오로직스, 여전히 배당 신중…CFO "확정 안됐다"
- 알테오젠, 'SC 상용화' 대비 '연구·생산' 전문가 영입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모달리티·적응증 잡식성 확장, 빅파마 '빈틈' 노린다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10년 전 시작한 ADC…기술수혈로 만든 플랫폼 공개 임박
- 지니너스, 상장 후 첫 조달 준비…휴이노 CFO 영입
- [셀트리온 신약 로드맵]'서진석' 입지 굳힐 무기, 위상 보여주는 '조직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