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CB 헤지 가능해지는 메자닌펀드, 숨통 트인다⑥난해했던 변동성 관리…수익 고정 기능도 부활
황원지 기자공개 2025-03-28 16:12:40
[편집자주]
공매도가 돌아온다. 전종목은 2020년 코로나 이후 5년, 주요 종목은 재작년 이후 1년 반 만이다. 재작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업무에 차질을 빚은 기관투자자들이 많았다. 더벨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주요 플레이어인 증권사 PBS, 글로벌 IB, 롱숏 사모펀드 등 WM업계의 움직임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7시07분 theWM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종목 공매도 재개로 메자닌을 담는 헤지펀드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간 메자닌, 코스닥벤처 펀드들은 보유한 메자닌 자산의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보조 전략으로 공매도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공매도가 금지된 가운데 선물의 활용도도 떨어져 운용상 제약이 컸다.이들 하우스는 공매도가 주전략이 아닌 만큼 공매도를 위해 총수익스와프(TRS)를 이용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공매도 포지션을 길게 이어가야 하는 데다, 보조 전략 수준이라 직접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에 등록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메자닌·코스닥벤처 펀드, 수익 확정 목적으로 공매도 활용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메자닌 자산을 담는 헤지펀드도 공매도 금지로 타격을 입었다. 정통 메자닌 펀드를 비롯해 벤처기업 비율을 맞추기 위해 메자닌을 편입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대표적이다. 롱숏펀드처럼 주력 전략은 아니지만, 때때로 보조 수단으로 공매도를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메자닌 펀드가 공매도를 쓰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변동성 관리다. CB를 매수하면 당장 팔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 변화가 크다. 이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CB를 매수하면서 해당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진행한다. 가격 변동 위험성을 줄이면서 CB의 이자수익과 리밸런싱에 따른 공매도 차익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 주로 안정적 운용을 중시하는 증권사 프랍팀이나 외국계 하우스들이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번째 목적은 주가가 좋을 때 수익을 확정짓기 위한 수단이다. 예를 들어 CB를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최근 주가가 좋으나, 전환청구일자가 6개월 정도 남았을 때다. 공매도를 통해 지금 주가 수준에서 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다. 빌린 주식은 6개월 후에 전환청구가 가능해지면 확보한 주식을 통해 갚는다. 주로 코스닥벤처 펀드나 국내 메자닌 펀드가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다.
이 같은 방식은 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돼 왔다. 기관의 대량 물량 출하가 예정돼 있다면 가격 폭락을 대비해 미리 공매도를 진행하는 펀드가 많았다. 한 코벤펀드 운용역은 “물량이 많아 전환청구일자와 매도일이 차이가 날 경우 일자에 맞춰서 공매도를 해 수익을 미리 확정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운용사들이 많이 참여한 딜의 경우 CB 발행과 맞춰 해당 종목에 대해 일시적으로 숏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간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이러한 전략 대부분이 제한됐다. 롱숏펀드의 경우 지수 선물 매도를 통해 숏 포지션을 잡기도 했지만, 메자닌 펀드의 전략에는 개별종목 공매도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선물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주로 거래량이 많은 코스피 200 상위 기업들이다. 반면 메자닌 펀드나 코스닥벤처 펀드들이 주로 거래하는 종목은 시총이 작은 코스닥 기업이 대부분이라 한계가 명확하다.
한 메자닌 펀드 운용역은 “선물매도만으로는 헤지가 다 되지도 않았고, 비용도 많이 나가고 과정도 복잡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가 재개되면 훨씬 다양한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직접 등록보단 TRS 이용하는 하우스 다수
롱숏펀드 하우스들과는 달리 메자닌, 코스닥벤처 하우스들은 대부분 TRS와 같은 간접적인 수단을 이용할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원회는 공매도를 이용하는 기관투자자를 둘로 분류했다. 먼저 무차입공매도를 막기 위해 당국이 신설한 NSDS에 직접 보고하는 기관이다. 이들은 공매도 등록번호를 자체적으로 발급받고, 한국거래소에 사후점검도 진행한다. 이외에 작은 하우스들은 주식 차입을 먼저 한 후 공매도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 경우에는 NSDS 구축 및 이용 의무가 면제된다.
코스닥벤처펀드를 운용하는 하우스들은 양쪽 모두 어렵다. 롱숏펀드와는 달리 공매도가 보조전략이기 때문에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고, 등록번호를 발급받는 등 과정을 거치기에는 비용이 과도하다. 주식 차입을 먼저 하는 방법도 어렵다. 공매도의 목적 자체가 보유한 CB의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함이기에 주식을 미리 빌린다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TRS는 공매도의 주체가 증권사다. TRS란 신용파생상품의 일종으로 증권사가 보통 기초자산을 매입하고, 여기서 발생하는 손익을 비롯한 모든 현금흐름을 매수자(자산운용사)가 이전받는 계약이다. 공매도를 하는 주체는 증권사이지만 그 거래에 따른 이익과 손실은 운용사가 가져가는 것이다.
한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역은 “올해 안에 보유하고 있는 CB의 수익을 고정시키기 위해 공매도를 계획 중”이라면서 “3개월 넘게 포지션을 유지해야 해 직접 등록보다는 증권사 TRS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한국증권, GWM-PB라운지 '투트랙' 전략
- 한국증권, 첫 고액자산가 특화점포 연다
- [저축은행중앙회 차기 리더는]압도적 지지 속 연임 확정, '오화경 2기' 과제는
- [영상] 30억 금융 자산가는 증권사 가면 어떤 서비스 받을까?
- [이사회 모니터/하나카드]성영수호, '새 CEO+기존 사외이사' 조합 택했다
- [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명확해진 M&A 원칙, 힘실릴 계열사는 어디
- 웰컴저축, 순이익 목표치 초과 달성…배당도 '두둑'
- [은행권 신지형도]김기홍 체제 3기, 전북·광주은행의 전국구 공략법은
- [캐피탈사 리스크 관리 모니터]KB캐피탈, 부동산PF 관리 집중…입출구 전략은
- KB금융, 자회사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관행 깼다
황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국증권, GWM-PB라운지 '투트랙' 전략
- 한국증권, 첫 고액자산가 특화점포 연다
- [영상] 30억 금융 자산가는 증권사 가면 어떤 서비스 받을까?
- 라이프 강대권, '인게이지먼트 4호' 발빠른 목표 달성
- '기관 러브콜' 에이치알운용, 글로벌퀀트 2호 내놨다
- [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롱숏 매니저 부족에…하우스별 '양극화 현상'
- [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CB 헤지 가능해지는 메자닌펀드, 숨통 트인다
- [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고난도상품 족쇄 풀린다…완전한 롱숏 전략 부활
- [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부담 컸던 선물 롤오버 끝난다…롱숏펀드 ‘비용 절감’
- NH증권 2차 점프업리그, 첫번째 주인공은 ‘브이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