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재개 점검]롱숏 매니저 부족에…하우스별 '양극화 현상'⑦타임폴리오 등 대형사에만 자금 몰려…“실력있는 매니저 없다”
황원지 기자공개 2025-03-28 16:13:21
[편집자주]
공매도가 돌아온다. 전종목은 2020년 코로나 이후 5년, 주요 종목은 재작년 이후 1년 반 만이다. 재작년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이후 업무에 차질을 빚은 기관투자자들이 많았다. 더벨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주요 플레이어인 증권사 PBS, 글로벌 IB, 롱숏 사모펀드 등 WM업계의 움직임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07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매도 재개로 롱숏펀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하우스들 사이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실력있는 롱숏 매니저가 있는 하우스에는 돈이 몰리고, 나머지 하우스에는 신규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5년동안 공매도가 금지된 가운데 경력을 이어온 매니저들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하우스별로 현재 상황은 갈렸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롱숏펀드의 운용보수가 타 전략보다 높은 편이라서다. 공매도 재개 이후 신규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 그만큼 회사 성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공매도 5년 금지에… 롱숏펀드 운용역 '숏티지'
공매도 재개가 1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헤지펀드 하우스들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타임폴리오와 같은 대형 하우스에는 자금이 빠른 속도로 들어오고 있다. 타임폴리오는 최근 기관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올해 들어 더타임 시리즈에만 2000억원이 넘는 돈이 추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나머지 하우스들에는 특별한 유입세는 없는 모습이다. 롱숏펀드 시리즈를 갖추고 있는 한 중견 운용사 관계자는 "아직 리테일 쪽에서 롱숏펀드 관련 문의는 특별하게 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판매사 쪽에서도 상품을 공급하고 싶지만, 마땅한 매니저가 있는 하우스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5년 가까이 전종목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롱숏 경력을 끊김없이 이어온 매니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23년 이전까지 롱숏펀드를 운용하던 한 운용사 대표는 "재작년까진 롱숏펀드를 운용했지만, 갑작스러운 공매도 금지 이후 비용과 수익을 고려해 펀드를 없앤 상태"라고 말했다. 또다른 사모운용사 운용본부장은 "롱 매니저는 많은데 비해 롱숏을 잘하는 매니저는 숏티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뢰할 수 있는 매니저들에게 자금이 모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신규 펀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의 경우 유진자산운용 출신 김탁 매니저가 자리하고 있다. 업계에서 이름난 부부 매니저인 박현준 대표와 박인희 부사장이 차린 씨앗자산운용에도 리테일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씨앗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롱숏 전략을 구사하는 ‘씨앗 멀티’ 시리즈를 운용중이다.
가장 수혜를 보고 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도 롱숏 매니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하우스다. 타임폴리오는 주식운용1본부에서 9명, 주식운용2본부에서 5명의 운용역을 합쳐 총 14명의 운용역이 롱숏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더타임 시리즈가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전략 변화가 없었던 만큼 이탈 없이 인력을 관리해왔다. 싱가포르 지사에도 글로벌 롱숏 운용을 하는 5명의 매니저가 근무하고 있다.
하우스간 양극화 현상에는 그간 롱숏 매니저가 성장할 토양이 없었다는 점도 한몫한다. 경력이 15년 이상인 한 롱숏펀드 매니저는 “숏을 단순히 롱의 반대 포지션으로 접근해서는 롱숏전략을 잘 구사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롱은 주가가 무한대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숏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외에도 차입 비용, 유동성 관리 능력에 더해 롱과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더 복잡하다. 앞선 매니저는 "단시간에 탁월한 롱숏 매니저가 나오긴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타 전략 대비 높은 운용보수… "하우스 수익성 개선될 것"
그럼에도 업계에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롱숏펀드의 수익성이다. 롱숏펀드의 경우 일반 주식형 헤지펀드에 비해 보수가 높은 편이다. 또다른 매니저는 “펀드마다 다르겠으나, 일반 롱온니 펀드에 비해 비용이 더 들다보니 운용보수도 높은 편”이라며 “주식형 펀드 평균 보수가 20~30bp라면 롱숏펀드는 100~150bp 정도”라고 설명했다.
신규 자금이 많이 유입되는 게 관건이다. 자금이 늘어야 그만큼 보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기존 펀드들의 경우 공매도 금지 및 재개로 인한 운용보수 변화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선물매도를 통해 숏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기에 기존 펀드의 전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봐서다. 하지만 유지 수준일 뿐 실무적으로 여러 한계가 있는 만큼 신규 유입은 거의 없었다.
공매도가 금지되기 전인 2023년 상반기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의 에쿼티헤지(롱숏) 전략 펀드 설정액 총합은 9997억원으로 거의 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1년 반 만인 2024년 말 더벨 헤지펀드 리그테이블의 롱숏전략 펀드의 설정액 총합은 7388억원으로 약 26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공매도 금지 이후에는 거의 신규 펀드가 없었던 탓이다.
고객 수익성 개선도 자금 유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선 매니저는 “선물매도로 얻은 수익은 파생상품으로 잡혀 과세 대상인 반면, 공매도는 일반 주식으로 잡히기에 비과세 대상”이라며 “공매도가 재개되면 같은 성과를 내더라도 고객에게 돌려줄 수 있는 금액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 사모운용사 마케팅 팀장은 “선물매도 등 각종 부대비용이 줄어드는 효과에 더해 보수가 좋은 롱숏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면 하우스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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