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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삼일제약, 허승범 '단독 대표' 유지…베트남 성과 책임신유석 사장 사내이사 선임에도 '단독경영'…2026년 포모사발 매출 본격화

김성아 기자공개 2025-03-24 07:54:34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1일 14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일제약이 오너 3세 허승범 회장의 단독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 지난해 9월 영입한 신유석 사장의 이사회 진입으로 다시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가동될 것이라는 관측이 빗겨갔다. 허 회장의 숙원사업인 베트남 법인의 성과가 본격화되는 2026년을 앞두고 책임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에서다.

베트남 법인의 이익 실현 시점은 2026년으로 예상된다. 연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kGMP 인증을 받고 포모사 APP 13007 시생산을 통해 미국 cGMP 등 대상 지역 인증을 준비한다.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제품 공급을 통해 매출을 내겠다는 복안이다.

◇신유석 대표 선임 계획 없어, 오너 단독 경영 무게

삼일제약은 21일 오전 9시 본사에서 제72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허승범 회장(사진)을 비롯한 기존 이사진의 재선임 안건과 그간 미등기 임원으로 있던 신 사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안건, 일부 정관 변경의 건 등이 결의됐다.

이번 주총으로 삼일제약 사내이사진은 오너 3세 허 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 아래 △신유석 사내이사 사장 △권태근 사내이사 부사장 △허준범 사내이사 전무 전열을 갖추게 됐다.


당초 업계는 신 사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리면서 허 회장과 신 사장의 각자 대표 체제가 재개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도 그럴 것이 허 회장은 지난 9월 김상진 전 삼일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기 전까지는 줄곧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주총에서 정관 변경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되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의미하는 집행임원제도 관련 규정이 삭제됐다. 허 회장 단독 경영 체제가 지속된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권태근 삼일제약 부사장은 주총에서 더벨에 "지금 삼일제약은 허 회장의 리딩 아래 책임경영을 펼쳐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이사회에서는 신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은 따로 다루지 않고 있으며 연내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관련 논의가 다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 2000억 안팎 투자, 2026년 본격 수익 구간 진입

삼일제약이 허 회장의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언급한 이유는 허 회장의 숙원사업 베트남 위탁생산(CMO) 사업에 있다.

CMO 사업을 도맡아하는 베트남 법인(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은 201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출자 금액만 1500억원, 올해 약 309억원에 달하는 채무 보증까지 서면서 삼일제약의 자금이 대규모로 수혈되고 있다.


과감한 투자가 계속되서일까. 지난해 삼일제약은 연결기준 2198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4%나 줄었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17억원 순이익에서 56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삼일제약은 올해 추가적인 채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 수익 구간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번달 말 식약처로부터 kGMP 인증을 위한 감사에 돌입한다. 인증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로 이르면 연내 베트남 GMP 인증에 이어 kGMP 인증이 가능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받는 cGMP 역시 내년까지는 이뤄질 전망이다. 삼일제약은 내년부터는 APP 13007 북미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P 13007은 미국은 물론 중국, 남미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 공급되고 있는 안과용 의약품으로 향후 5년간 27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추가 수주 역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사장은 "베트남 법인 CMO 사업은 한국 기업이 아닌 다국적 제약사가 타깃 고객"이라며 "현재 가장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지역은 일본, 미국, 유럽 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추가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일제약은 이날 주총에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한도를 각각 1000억원으로 늘렸다.

권 부사장은 "이번 메자닌 한도 확대는 지금까지 발행한 금액이 기존 한도 500억원에 거의 도달해서 선제적으로 규모를 확대한 것"이라며 "올해로서는 증자 등 추가 조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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