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삼양식품, '핵심지표' 빠진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취지 공감했지만 아쉬운 '완성도', 성장동력 확보 및 수익성 강화 목표 제시
서지민 기자공개 2025-03-28 14:14:49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15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으로 선정된 지 6개월 만에 첫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확대와 재투자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구체적이고 계량화된 중장기 목표가 부재해 실효성 측면에서 지적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27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전일 이사회 보고 후 공시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지배구조와 재무 실적 및 현황, 밸류업 목표, 성장 전략 방향 등 항목으로 구성됐다. 해외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발표한 점은 긍정적이나 내용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다. 특히 매출액, ROE 등 재무지표 측면에서 구체적인 목표가 명시돼 있지 않고 전략 방향도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시행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상장기업이 직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면 투자자가 이를 투자판단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자본시장 발전의 선순환을 구축한다는 기대다.
한국거래소는 앞서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포함돼야 하는 핵심 지표와 주요 항목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은 일시적인 개선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계량화된 수치 등으로 명료하게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삼양식품은 △성장성 △수익성 △주주가치 등 세 가지 항목으로 밸류업 목표를 구성했다. 이 중 수치가 포함된 건 성장성 항목이 유일하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CAPA)을 19억식에서 35억식으로 78% 늘린다는 내용이다.
생산능력 강화로 안정적인 매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매출액 증가율이나 영업이익 증가율, 자산 증가율 등 재무지표를 활용한 목표치는 기재되지 않았다.
수익성이나 주주가치 항목 역시 뚜렷한 지표 대신 서술이 주를 이뤘다. 해외사업 확대와 효율적인 설비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안정적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해 환원 가능 재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발표된 동종업계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히 드러난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 5.9%를 유지해 2028년 매출액 5조5000억원, ROE 8%~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에서도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정기적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5개년 평균 주주환원율 35%를 달성하고 자사주 소각을 검토할 계획이다. 주주환원율 목표 등을 포함한 배당정책은 공개한 적이 없는 삼양식품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삼양식품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대했던 업계는 가이드라인에 미치지 못하는 밸류업 계획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공시된 다음 날인 27일 오후 삼양식품의 주가는 전일대비 4% 가량 감소한 83만5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석훈 삼양식품 CFO는 삼양식품 경영 목표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묻는 질문에 "내부적으로는 이미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밝히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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