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0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사보고서 제출 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상증자가 마냥 부정적으로 단정 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미래 비전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최근 삼성SD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사업 확장을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상당 수의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빌린 돈으로 빚을 갚는데 활용하고 있다. 유증은 지분가치 희석에 따라 주가에 악재로 여겨지는 만큼 기업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럼에도 돈줄이 마른 기업들에게는 자본금을 늘리며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유상증자가 불가피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같은 생존전략이 탐탁지 않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채무부담 마저 주주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지엔코는 18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이중 170억원을 모두 채무상환에 활용하기로 했다. 운영자금에 활용하는 자금은 8억원에 불과하다. 해성옵틱스도 114억원의 주주배정 유증을 밝혔는데, 사모 전환사채(CB)의 상환이 1순위 목적으로 여겨진다.
유상증자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유상증자의 목적이 신규 사업을 위한 시설투자나 운영자금 등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라면 장기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차입금 상환도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재무구조를 압박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대다수의 주주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자금이 단순 채무 상환이 아닌 회사의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더구나 주주들에 의존해 빚을 갚은 후 주주가치 제고 등의 당근책도 없다면 증자에 대한 인식은 더욱 안좋아질 수 밖에 없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단순한 자금 조달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주주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이다.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려면 유증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는지,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청사진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줘야 한다. 탄탄한 사업성과 미래 성장 전략 없이 주주의 신뢰를 구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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