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보나치·모간스탠리, '싱가포르 VCC'로 돈줄 푼다 공매도 재개에 외인 관심 집증…머스트·DS운용 등 하위펀드 조성 시도
고은서 기자공개 2025-04-11 16:59:3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0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피보나치자산운용이 글로벌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와 손잡고 싱가포르 VCC(가변자본기업)로 토종 헤지펀드(일반 사모) 출자에 나선다.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펀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포착해 VCC라는 비히클로 해외 자금과 국내 운용사의 매개 역할을 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피보나치자산운용은 최근 모간스탠리와 협업해 한국 운용사에 투자할 글로벌 엘로케이터(Global Allocator)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모간스탠리 측은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자로 연결할 수 있는 경로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VCC(피더펀드)→한국 운용사 펀드(마스터펀드)→국내 투자 타깃'으로 연계되는 투자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홍콩보다는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해 피보나치자산운용은 싱가포르 현지에서 VCC 형태의 피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피더펀드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자금을 모은 뒤 이를 한국 마스터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통상 펀드 설립에는 약 10만 달러(1억4600만원)의 비용과 2개월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피보나치자산운용은 이 구조를 통해 수천억원 규모의 외국 자금을 한국 시장으로 유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한국 공매도 재개 등으로 인해 외국인의 투자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자산에 대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구조적 수단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피보나치자산운용은 머스트자산운용, DS자산운용과 협업해 싱가포르 VCC 산하 하위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들 하위펀드는 각각 국내에 설정된 머스트운용, DS운용의 기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로 싱가포르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연결하는 채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최근 타이거자산운용과도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한국벤처투자가 모태펀드 자금을 글로벌 자금과 매칭하는 구조로 싱가포르 VCC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글로벌 출자자(LP)들의 참여는 저조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 딜과 운용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피보나치자산운용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공동 운용사(Co-GP) 구조를 활용한 협업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 현지 라이선스를 보유한 피보나치운용 밑에 국내 매니저가 붙는 구조다. 운용사 검증은 피보나치가 맡고 딜 검증은 공동 GP가 수행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 구조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벤처캐피탈 중 일부는 최근 철수 또는 구조조정에 나선 반면, 피보나치자산운용은 싱가포르에서 '코리안 스페셜리스트'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피보나치가 국내에서 운용 중인 펀드는 총 8개이며 모두 국내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된다면 한국 자산시장에 실질적인 외국 자금 유입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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