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성과 평가]건설·부동산 업종 현대건설 뿐, '생존'이 급선무연이은 법정관리·현장 EOD 이어지며 건설 경기침체 긴 터널 초입
최은수 기자공개 2025-04-14 08:08:30
[편집자주]
정부가 기업 밸류업 정책을 발표한 후 어느덧 해가 바뀌었다. 그간 모두 125개의 기업이 가치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이른바 '단타'가 만연한 국내 증시의 관행을 벗어나, 기업은 원활한 자금조달을 토대로 성장하고 국민은 그 성과를 향유해 재투자하는 선순환적 자본시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해묵은 숙제를 풀려면 제도 수립만큼이나 기업 스스로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밸류업 계획을 내걸었던 기업들은 지난 한 해 어떤 성과를 거뒀을까. 더벨 SR(Search & Research)본부가 밸류업 계획을 밝힌 기업들을 전수 조사해 자체 평가를 실시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8일 15시3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코리아 디스카운트)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밸류업 지원에는 총 125개 사가 참여했다. 산업재 및 소비재, 반도체·전자 기업에서부터 바이오와 헬스케어까지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각자의 세부 계획을 내놨다.이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부동산 기업들의 참여도가 유독 낮았다. 유일하게 현대건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놨지만 코스피 상장사 중 76위, 전체 순위로는 100위권 밖에 자리하는 등 성과도 부진했다. 업황 악화에 부딪힌 건설·부동산 섹터의 고민이 밸류업 참여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밸류업 125개 사 중 건설·부동산 업종 현대건설 유일
THE CFO는 지난 달 31일까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KOSPI)·코스닥(KOSDAQ) 기업 125개 사에 대해 작년 △자기자본이익률(ROE)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ROE 증분(△ROE) △PBR 증분(△PBR) △지배구조 등급을 전수 조사했다. △ROE는 2023년 대비 작년 증분, △PBR은 2023년 말 PBR 대비 2024년 말 PBR의 절대적 증감치를 집계했다.

이 가운데 125개 기업을 업종별로 살펴본 결과 건설·부동산 업종 중에선 오로지 현대건설만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을 제외하면 기업별 업종은 △IT·서비스 △건설·부동산 △레저·콘텐츠 △바이오·헬스 △반도체·전자 △산업재 △소비재 △에너지·화학 △운송 △유통·커머스 △일반지주 △자동차·부품 등으로 세분화된다.
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기업은 총 12개로 재분류가 가능한데 건설·부동산 업종 가운데선 현대건설만이 밸류업 계획을 내놓았단 뜻이다. 다른 업종군의 경우 적게는 5곳 많게는 10여곳의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건설은 건설·부동산 기업 중 유일하게 밸류업 계획을 밝혔지만 자체 성과를 타 기업과 대조하면 최하위권에 자리한다. 종합점수 37.12점으로 코스피 부문 76위, 전체 기업 중 113위다. 각각 ROE 2.93점, PBR 4.15점, TSR 5.37점 △ROE 2.93점 △PBR 9.76점 지배구조 등급 12점이었다. 지배구조 등급을 제외한 대부분 항목이 최하위에 있었다.
◇부진한 참여도, 가치 제고보다 '생존 우선' 분위기
현대건설을 포함한 국내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불황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미 올해에만 아홉 곳의 중소형 건설사가 법정관리 신청에 나섰다. 업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밸류업 참여에 꽤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 올해 초 신동아건설(시공능력 58위)을 시작으로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과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삼정기업(114위)이 신청했다. 3월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은 계속됐다. 벽산엔지니어링(180위) 이화공영(134위)이 뒤를 이었다.
경기 불황이 중하위권에만 고통을 주는 것도 아니다. 시공능력 33위 중견 건설사인 신세계건설은 올해 현장에서 발생한 뜻밖의 기한이익상실(EOD)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올해 2월 천안백석 현장에서 1000억원 규모의 EOD가 발생했고 PF대출원금에 대한 대위변제를 통해 급한 불을 껐다. 충북 지역 1위 건설사 대흥건설(96위) 역시 이달 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 준비에 들어섰다.
건설·부동산 기업들은 지금도 긴 건설경기 침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당장 상황이 상황인만큼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방점을 둬야 한다. 여러모로 당장은 밸류업을 논할 계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아직까지는 섹터에 드리운 불황의 암운을 걷어낼 명확한 묘수나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더라도 움직일 여력을 갖춘 건설·부동산 기업이 많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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