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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시장에 분 RA 바람]'B2C'에서 'B2B2C'로 도약…PB센터 공략도 나선다③디셈버·파운트, KB와 협업…콴텍, PB업무 도구 제공

박상현 기자공개 2025-04-17 15:39:59

[편집자주]

로보어드바이저(RA)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가 올해 개시됐다. 규제와 단기 수익을 중시하는 국내 투자 문화에 가로막혀, 지금껏 꽃을 피우지 못한 RA업계는 반전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에 더벨은 RA의 도입 후 성과와 한계, 그리고 퇴직연금 시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새로운 미래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보어드바이저(RA)가 국내에 도입된 지 9년 만에 퇴직연금 계좌에 본격 상륙했다. RA 기업들은 일임 서비스를 통해 RA가 대중화되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이미 금융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연금계좌 401k의 적립금 과반을 RA가 운용하고 있다.

RA사들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B2B2C(B2B·B2C의 합성어)’ 영업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주요 기업들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자사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WM 센터에서 프라이빗뱅커(PB)의 업무 도구로서 활용되는 사례도 등장한다.

◇증권사 MTS를 ‘파이프라인’으로…B2B2C 가속화될까

RA사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고객에게 자문이나 일임 서비스를 제공한다. 디셈버앤컴퍼니는 ‘핀트(fint)’를, 업라이즈투자자문은 ‘든든(dndn)’을, 두물머리투자자문은 ‘불리오’를, 파운트(fount)는 ‘파운트’를 자체 앱으로 활용한다. 각 앱이 고객과의 창구 역할을 하는 만큼 RA사에서는 기업명보다 앱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게 마케팅의 핵심이라는 후문이다.

고객이 RA 상품을 가입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RA 앱에 들어가 자신의 투자 성향을 기입한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일치하다고 판단되는 RA 상품을 선택한다. 이후 각 RA업체들과 제휴된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 해당 계좌와 앱을 연동한다. 연결 후 고객은 증권 계좌에 입금, RA가 자산을 굴리는 방식이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이 모바일 생태계에 익숙한 젊은 고객을 포섭하는 데는 별문제되지 않지만 중장년층을 완전히 포섭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중장년층은 전통적인 투자 형태에 더 익숙하다. RA 업체가 받는 운용 보수가 고객이 맡긴 자산 규모에 비례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도 회사 입장에서는 자산 규모가 큰 중장년층 고객 확보가 더욱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나온 방식이 증권사 MTS를 새로운 매개체로 삼는 것이다. 업계 1위 디셈버앤컴퍼니는 2022년 핀트 AI투자일임 서비스를 KB증권의 MTS ‘마블(M-able)’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자율주행 서비스다.

기존 MTS에 단순히 상품을 걸어 놓는 것을 넘어, AI 리포트 분석 등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자율주행의 골자다. 디셈버앤컴퍼니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블에서 외부 웹 브라우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핀트의 웹 기반 화면을 마블 내 구현하도록 했다.

실제 디셈버앤컴퍼니는 해당 방식을 통해 고객 연령층이 다양해졌다는 후문이다. 기존에는 아이폰 유저의 비중이 40% 정도 수준이었다면 마블과 연계 후 안드로이드 유저의 비중이 80~90%대로 늘어났다고 한다. 중장년층 고객군이 형성되면서 이들이 전체 운용규모(AUM)에 차지하는 비중도 70~80%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파운트 역시 KB증권과 자율주행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이후 이 같은 B2B2C 영업은 확대되지 않았던 모습이다.

그러나 RA 업계는 퇴직연금 일임서비스 개시를 기점으로 B2B2C 영업이 확대되길 희망하는 분위기다.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관문일 수밖에 없다는 후문이다. 투자자에게 있어 RA 상품의 장점 중 하나는 보수가 저렴하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RA사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는 상황이다. 현재 ‘박리(薄利)’이기는 하지만 ‘다매(多賣)’가 다소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들은 올초 내부 전산망 개발에 나섰다. MTS 내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를 오픈하기 위해서다. 한 RA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그간 KB증권의 자율주행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내놓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았다”며 “전산 개발에 들어가는 품이 많이 들다보니, 업무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습”이라고 했다.

◇RA 대중화의 또 다른 전략, PB센터 공략

여기 또 다른 B2B2C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AI 콴텍이다. 출시 초기 비교적 후발주자로 꼽혔던 AI 콴텍은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 업계 주요 기업으로 성장했다. AI 콴텍은 잠정적으로 오는 6월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인데, 제휴 금융사가 총 5곳이다. 이는 디셈버앤컴퍼니(6곳)에 비견되는 숫자라할 수 있다.

콴텍의 전략은 B2B를 출발점으로 삼은 뒤 B2C에 이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B2B를 탄탄히 다진 뒤 B2C로 확장해도 다른 기업과 비교해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이는 대개 RA 기업들은 RA 서비스의 본질이 B2B가 아닌 B2C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콴텍의 지금껏 어떤 발판을 밟아왔을까. 우선 콴텍은 주요 RA사 중 가장 많은 알고리즘을 코스콤 테스트베드에 통과시켰다. 총 253개 중 99개가 콴텍의 알고리즘이다. 최대한 다양한 유형의 기초자산과 알고리즘 로직 등을 갖고 있는 상품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여러 RA사가 보유한 알고리즘의 개수가 10개 정도라는 점을 볼 때 압도적으로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수익률 측면에서 콴텍의 알고리즘이 다소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다. 수익률 순위를 매길 때 자연스레 알고리즘 수가 많은 콴텍 상품이 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현재 코스콤 테스트베드는 매 분기마다 기간별 수익률 1~20위를 높은 알고리즘을 공시하고 있다.

콴텍이 이처럼 알고리즘을 다량으로 통과시키는 배경에는 프라이빗뱅커(PB)의 선택권 보장과 관련돼 있다. 사실 일반 투자자만 대상으로 할 때는 그리 많은 알고리즘이 필요하지 않다. 개별 알고리즘과 혹은 여러 알고리즘을 조합해 상품을 출시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RA는 자산 배분적 성격이 강한 장기보유 금융상품이어서 유형도 다소 제한적이다.

콴텍은 이달 중으로 자사의 서비스를 유진투자증권 PB센터에 공급할 예정이다. PB가 고객 계좌의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문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콴텍의 RA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콴텍을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를 여러 은행·증권사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콴텍이 PB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AI Advisor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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