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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분석]변동성 큰 중소형사, 이익률보다 중요한 건 '정교함'[손해보험]⑦제도 대응·예실차 가다듬어 극단 오고가는 자본·ROE 관리 필요

최은수 기자공개 2025-04-23 08: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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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풋과 아웃풋, 들인 돈에 비해 얼마나 큰 효용을 얻느냐는 투자자들의 기본 마인드셋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가시적인 방법은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큰 '파이'를 만들어냈는 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수치화한 것이 바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다. 글로벌 화학 기업 듀폰(Dupont)은 ROE를 순이익률·총자산회전율·레버리지비율로 나눠 ROE의 증감 요인을 분석한다. THE CFO는 국내 기업들의 ROE를 듀폰 분석법에 기반해 해석해 봤다. 이를 통해 기업이 창출한 ROE의 배경과 숫자의 의미를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0시1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회계·자본적정성(IFRS17·K-ICS)제도 속에서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는 ROE가 예상 외로 급상승했다. 다만 이 긍정적인 추이가 그대로 중소형 손해보험사에까지 이어진 건 아니다.

규모가 적어 보험의 대전제인 큰 수의 법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과 당초 손보사의 예상보다 보험금이 적게 또는 많이 나가는 예실차가 발생한 게 원인이다. 또 중소형 손해보험사는 갖은 이유로 이 괴리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분간은 두자릿수 이익률을 만들기보다 한층 정교하게 부채를 추정하고 산출하는 역량이 강조되는 이유다.

◇중소형 손보사 ROE, '규모·예실차 정밀도' 따라 천지차

THE CFO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간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10곳의 ROE 추이를 살펴봤다. ROE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당기말 지배기업 소유주 및 누적 기준 순이익을 당기말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자본으로 나눠 비율을 산출했다.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경우 자본과 ROE가 동시에 큰 폭의 변화를 보인 점이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은 IFSR17과 K-ICS 도입 연착륙이 시작된 2022년 말부터 ROE와 자본이 가파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중소형 손보사들은 자본과 ROE 추세에 딱히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문제다. 빅5으로 불리는 상위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들은 자본이 대체로 줄어도 ROE가 상승한 추세를 나타낸다.

손해보험사들의 편차가 큰 건 예실차를 둔 접근법이 각사마다 다르며 또 정교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된다. 요컨대 중소형 손보사들의 들쑥날쑥한 ROE 행보는 이들이 새 회계제도를 호재로 받아들일 여력이 없다는 방증이다.

통상 새 회계·자본건전성 제도 아래에서 예실차는 양날의 검과 같다. 추정의 결과가 현실보다 보수적이었다면 대형 손해보험사들과 같이 일제히 순익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선 전혀 반대 상황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규모가 적어 큰 수의 법칙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으며 최선추정가정(BEL)의 편차도 크다"며 "자연스럽게 이익률이 급증 또는 급감하거나 역성장도 가능해지는 불확실성 앞에 서게 된다"고 말했다.

◇제도 급변화 앞에 선 롯데손보, IFRS 이전으로 자본 수준 회귀한 흥국화재

새 제도에서 ROE와 자본 변동이 가장 두드러진 곳으론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가 꼽힌다. 롯데손해보험은 관련 제도 급변에 직격당하며 직전 5년 간 ROE가 음수와 양수를 오가고 있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이 매물로 나온 상황임을 고려할 때 ROE 추이만을 놓고 기업의 진면목을 살피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급격한 제도 변경으로 예실차 변동이 있지만 추후 제도가 안정화된다면 안정적인 예실차가 유지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최적의 계리적 가정을 통한 예측과 시장 환경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 손익변동성 축소 방안을 통해 정교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IFRS17 도입 후 자본 추이가 가장 큰 폭으로 변한 곳은 흥국화재다. 제도 도입 초기인 2022년 2조6000억원에 육박하던 흥국화재의 자기자본은 2024년 말 기준 77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자본이 줄어들면 그만큼 표면적으로 이익률은 개선된다. 그러나 그 이면엔 경영성과 예측이 어려워진 점 그리고 건전성 악화가 자리하게 된다.


흥국화재는 극단적인 예실차와 자본소실 추세를 끊어내고 불확실성을 저감하기 위해 작년 CFO 교체까지 선택했다. 작년 7월 합류한 설성엽 흥국화재 신임 CFO는 삼성생명 및 보험부문 컨설팅펌 SIG파트너스를 거쳤다. 설 CFO는 SIG파트너스에서 IFRS17 대비 보험사별 결산시스템 구축 등의 업무를 수행한 새 제도 전문가다.

이밖에 재보험사로서 안정적인 사업 영역을 구축한 코리안리의 경우 IFSR17과 K-ICS 도입 이후 자본과 이익률이 함께 순증세를 보였다. 특히 시야를 직전 5년으로 넓혀도 매년마다 순증세를 이어온 곳은 전 보험업계를 통틀어 코리안리 뿐이다. 국내 1위 재보험사에 걸맞은 자체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 창출능력이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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