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루미르, SAR 위성 영상 비즈니스 실현 ‘관건’ ③쎄트렉아이 시총 1/3 미만, 내년 상반기 루미르X 발사 계획
성상우 기자공개 2025-04-21 13:30:18
[편집자주]
최근 코스닥에선 오랫동안 대세로 군림했던 반도체·2차전지 섹터 외에도 우주, 로봇, 디지털 전환, AI 등의 신규 섹터가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아무리 시장이 위축됐다고 해도 뜨는 산업군은 있기 마련이라 투자자도 성장세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더벨은 코스닥 산업군내 잠재력 높은 유망섹터를 짚어보고 핵심 플레이어들을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0월에 상장한 루미르는 코스닥 우주섹터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사업 분야로 보면 ‘지구 관측 위성’ 분야에서 전자광학(EO) 위성 부문을 사실상 선점한 쎄트렉아이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형태다. 같은 시장에 진입했다는 측면에서 경쟁 관계로 볼 수 있으나 합성개구레이더(SAR)라는 별개의 위성 기술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에선 개별 시장을 창출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협력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구도다.다만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민간 위성 초기 시장을 얼마나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느냐는 측면에선 쎄트렉아이에게 사실상 초기 주도권을 내 준 모양새다. 100억원대에 그치는 매출 외형과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적자 기조는 아직 주력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사실상 회사의 명운이 달렸다고 볼 수 있는 SAR 위성 ‘루미르X(LumirX)’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아직 확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익화 비즈니스를 하나씩 구축해 나가는 게 당면 과제다.
16일 종가 기준 루미르의 시가총액은 1556억원이다. 같은 시장(지구 관측 업종)에 속해있는 쎄트렉아이의 이날 시가총액 4802억원의 3분의 1에 못 미치는 수치다. 쎄트렉아이는 EO 위성을 중심으로 국내 위성 시장 상당 부분을 이미 선점한 업체다. 매출 외형과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했을 때 시가총액 격차가 벌어지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우주 산업 업스트림에 함께 속해있는 AP위성(시가총액 1768억원)과는 시가총액 격차가 크지 않다. 다만 AP위성은 업스트림에 속해 있긴 하지만 위성 본체보단 위성통신단말기 사업이 주력이라 좁은 의미에서 같은 시장에 참여 중인 플레이어로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지난해 580억원대 매출에 73억원과 104억원의 영업·순이익을 낸 AP위성과 지난해 100억원대 매출에 매년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루미르의 시가총액 차이가 2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은 루미르에 대한 시장 기대가 아직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쎄트렉아이와 루미르가 같은 시장에 속해 있지만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의식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애초에 경쟁 관계가 성립하기 힘든 체급 차이가 있는 데다 주력으로 삼고 있는 세부 기술 영역이 다르다.
쎄트렉아이가 EO 위성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반면 루미르는 SAR 위성 시스템을 주력으로 한다. SAR 위성은 EO 위성과 함께 지구 관측 위성 기술을 양분하는 분야다. 최근까진 EO 위성이 글로벌 지구 관측·정찰 위성의 90%를 차지했다.

EO 위성이 가시광선 및 적외선 센서로 지구 지표면 이미지를 촬영하는 방식이라면 SAR는 전파를 발사해 변사파를 수신하면서 지표면과 지형·지물의 형태를 도출해 내는 방식이다. 화면상 가장 큰 차이는 EO 위성의 경우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컬러 영상을 제공하는 반면, SAR 위성은 흑백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 대신 EO 위성이 야간이나 흐린 날씨에 선명한 영상을 촬영하지 못하는데 SAR 위성은 날씨·시간에 관계없이 관측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군사 정찰 및 감시 분야에선 EO와 SAR 위성이 보완재로 활용되거나 SAR 위성의 활용도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통상 SAR 위성이 EO 위성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기준 SAR 위성을 운영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영상 서비스 사업을 하는 곳으로는 핀란드 소재 ‘ICEYE’와 미국 소재 ‘Umbra’와 ‘Capella’, 일본 ‘iQPS’ 정도를 꼽는다.
루미르는 자체 개발한 SAR 위성 ‘루미르X’를 통해 SAR 위성 및 영상 서비스 시장에 진출이 가시화됐다고 밝혔지만 아직은 계획일 뿐이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돼 있는 1호기 발사에 성공해야 계획대로 사업이 시작된다. 지난해 말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와 1·2호기 발사 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다. 중장기적으론 2030년까지 18개의 위성을 띄워올려 위성군집 시스템을 운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루미르X 발사를 통해 전개하고자 하는 사업은 민간 위성 영상 시장이다. 위성을 통해 얻은 영상을 제공하고 데이터 처리·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세일즈 포인트는 0.3m 수준의 초고해상도와 가격 경쟁력이다. 0.3m의 해상도는 위성이 지상에 있는 30㎝ 물체까지 식별 가능한 수준으로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기존 글로벌 사업자인 ICEYE가 0.5m 해상도 영상 제공에 8580달러(약 1222만원)를 책정했는데 루미르는 5분의 1 수준인 1813달러(약 258만원)를 책정할 예정이다.

코스닥 내에서 쎄트렉아이와 동일 시장 경쟁군으로 분류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진출하려는 시장 방향성은 조금씩 다른 셈이다. 루미르는 SAR 위성을 중심으로 한 민간 위성 영상이 타깃이다. 쎄트렉아이는 EO 위성을 중심으로 정부와 군, 민간을 모두 주요 고객군으로 삼고 있다. 다만 쎄트렉아이가 향후 SAR 위성 사업을 확대할 경우 양 측은 본격적인 경쟁관계가 될 수 있다.
시장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루미르가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루미르X 1,2호기 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느냐다. 아울러 자체 책정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점자들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느냐도 전사 영업 역량에 달렸다. 발사가 예정된 내년은 상장 3년 차에 해당한다. 즉각적인 실적 개선과 흑자 전환이 필요해지는 시기다.
이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듣기 위해 공시책임자인 이봉은 부사장과의 전화 연결을 요청했으나 회신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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