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지배력 100%' 뚝심이 만든 1000억게임업계 최대 금액 '1인' 수령, 외부 투자자 없이 성공 신념 '확실 보상'
황선중 기자공개 2025-04-21 08:49:31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15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 고액의 배당금을 두고 집중 조명받는 인물이 있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자인 권혁빈 이사장이다. 웬만한 중소기업 연매출에 맞먹는 1000억원이 그에게 돌아갔다.재계 전반을 둘러봐도 흔치 않은 '100% 지배력'이 만들어낸 보기 드문 장면이다. 배경에는 외부 투자자와 지분을 나누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권 이사장의 고집 어린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 이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근 2년 사이 이어지고 있다.
◇권혁빈 의장, 게임업계 배당금 1위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총 999억6000만원을 산정했다. 중간배당금(303억원)과 기말배당금(696억6000만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직전 배당금(555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배당성향은 21.2%로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편은 아니었다. 이 회사의 순이익 대비 과도하게 배당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1000억원 가까운 배당금이 한 명에게 흘러갔기 때문이다. 바로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한 권혁빈 이사장이었다. 권 이사장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521억원, 영업이익 5145억원을 창출한 대형 게임사다.

매출 1조원 넘는 '중량급' 회사를 오너 혼자 지배하는 사례는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흔치 않은 편이다. 대개 창업 초기에는 부족한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외부 투자자에 손을 벌리기 때문이다. 오너 입장에서는 지분은 쪼개야 하지만 경영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불가피하게 외부 투자자를 자신의 배에 태우는 것이다.
권 이사장도 처음에는 다르지 않았다. 1999년 온라인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씨소프트'를 창업했을 당시 다수의 투자자들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단기 실적을 요구하면서 마찰이 잦아졌다. 결국 2001년 11월 권 이사장은 투자자들의 압박으로 자신이 세운 회사의 대표직에서 밀려났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이후 투자자 유치 최소화
그로부터 7개월이 흐른 2002년 6월 권 이사장은 스마일게이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포씨소프트에서의 시련을 교훈 삼아 외부 투자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종잣돈도 없는 상황에서 수익은커녕 비용만 나가니 자금난은 당연했다. 권 이사장이 창업 이후 4년 넘게 월급 한 푼 가져가지 못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더군다나 2006년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첫 작품 총싸움게임(FPS) <크로스파이어>는 기대와는 달리 국내에서 외면을 받았다. 2005년부터 국내 FPS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넥슨의 <서든어택> 아성을 넘지 못했다. 유일한 동아줄마저 끊어질 위기에 놓인 스마일게이트는 생존의 문턱에서 휘청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권 이사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신념을 굽히고 MVP창업투자의 투자를 받으며 시간을 벌었다. 또한 당시 대리로 '반토막 연봉'을 감수하고 합류한 장인아 현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 해외 진출 과정에서 큰 활약을 했다. 결국 2008년 중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권 이사장은 현재 오렌지플래닛이라는 재단법인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사업을 하고 있다. 과거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똑같이 마주하고 있는 외로운 청년 창업가들을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오렌지플래닛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300곳 이상의 스타트업에 희망의 끈을 내려보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후발주자’ 루미르, SAR 위성 영상 비즈니스 실현 ‘관건’
- [통신사 미디어사업 2.0]IPTV 0% 성장 시대, 신생존 전략 '선택 아닌 필수'
- [i-point]엑스플러스, 어린이날 맞이 '티니핑' 굿즈 출시
- 하나생명, 보장성보험 성과 앞세워 흑자 '탈환'
- [금융지주 동일인 지분 점검]JB금융 '2대 주주' 얼라인 올해는 지분 강제매각 없다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기업금융 숨고르기 마치고 '고객기반 확대' 나섰다
- [애큐온은 지금]끊임없는 매각의 '굴레', 지배구조 안정화 숙제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한화생명, 자본구조 개선 '이중과제'
- [지방 저축은행은 지금]대구·경북·강원권, 가계대출 한계…자산 '제자리걸음'
- 신학기 수협은행장의 '정중동'
황선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배당정책 리뷰]스마일게이트 권혁빈, '지배력 100%' 뚝심이 만든 1000억
- [게임사 인건비 리포트]'효율 치중' 더블유게임즈, 미래 성장 '안갯속'
- 스마일게이트, 순이익 반토막에도 '실속은 2배'
- 넥슨 '카잔' 흥행 비결은 '보스전·최적화·소통'
- [게임사 인건비 리포트]넥슨게임즈, 대형 게임사 '그릇' 갖췄다
- '운영자금 확보' NEW, 케이큐브에서 투자 유치
- 탑코미디어 "K-컬처 세제혜택 정책 수혜 기대"
- 상장 문턱서 좌절한 원유니버스, 넥써쓰가 일으키나
- 카카오엔터 매각 배경에 '진퇴양난' 수익성
- 미래 불안한 JYP엔터, '군살빼기' 속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