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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화 삼성화재 대표, 1년 전 '퍼스트무버' 선언 행동으로 과당경쟁에 CSM 수익성 악화…발상 전환한 신상품에 '패러다임 체인저' 역할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5-04-25 12:36:4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은 국내 손해보험업계에서 부동의 1위로 통한다. 단순 실적뿐만 아니라 미래 기대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역시 손보사들 중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업계 차원의 건강보험 판매 경쟁 심화에 따른 CSM 축적 효율성 악화의 고민도 안고 있다.

삼성화재는 보장을 세분화하는 기존 건강보험 시장의 경쟁 방식을 벗어나기로 했다. 오히려 여러 보장을 통합하는 '발상의 전환'이 담긴 신상품의 출시를 예고했다. 주요 손보사들이 모두 건강보험의 수익성 개선을 외치는 가운데 삼성화재가 가장 먼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보험 과당경쟁에 내놓은 답 '신영역 개척'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22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에서 열린 '삼성화재 언팩 컨퍼런스'에서 "그간 새로운 상품 출시보다 익숙한 접근 방식을 통해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안주하는 사이 새로운 시도가 정체됐다"며 "이는 혁신 DNA가 부재했던 탓"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건강보험 등 판매시장에서의 과당경쟁에 따른 소비자 신뢰 상실에 대해 '리딩 손보사'의 수장으로서 반성의 뜻을 보인 것이다. 동시에 그간 삼성화재가 시장 변화에 대해 적합하게 대응하지 못했음을 냉철히 진단한 것이기도 하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개최된 '삼성화재 언팩 컨퍼런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강용규 기자)

2023년 IFRS17 회계기준 도입을 전후로 CSM이 보험사의 미래 이익 창출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CSM 축적에 유리한 장기·보장성보험의 판매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은 CSM 축적 효율이 가장 높은데다 생·손보 모두 영업이 가능한 '제3보험'에 속하는 만큼 경쟁이 가장 치열한 영역으로 꼽힌다.

그동안 각 보험사들은 보장의 종류와 기간, 횟수 등을 세분화하는 방식으로 자사 건강보험 상품의 차별점을 만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치료에서 재발, 사후관리에 이르는 세 단계에서만 70여개 이상의 담보가 존재할 정도로 보장의 종류와 방식이 복잡해져 있다. 그만큼 소비자들은 복잡한 고려를 거쳐 상품을 선택해야 하며 이는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왔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화재는 5월 출시 예정인 신상품 '보장 어카운트'를 공개했다. 진단에서 입원, 치료 등 질병 치료의 모든 과정에서 존재하는 담보를 단 5개로 최적화하고 이를 일생에 걸쳐 보장하는 상품이다. 보장의 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기한이나 횟수의 제한도 없는 만큼 기존 건강보험 상품들과는 차별점을 만드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이 사장은 지난해 삼성화재 대표이사에 오르며 신년사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가 되겠다"는 취임 일성을 남긴 바 있다. 보장 어카운트는 이 사장이 1년 전의 선언을 본격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첫걸음과 같다.

◇혁신 담긴 신상품, 수익성 개선 실마리 될까

삼성화재는 지난해 말 기준 CSM 잔액이 14조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손보업계는 물론이고 생보업계까지 통틀어서도 가장 큰 규모다. 모회사이자 보험업계의 맏형 삼성생명보다도 삼성화재의 CSM이 1조1719억원 더 많다. 다만 화려한 양적 성과의 이면에는 ‘수익성’의 고민이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확보한 신계약의 월납환산보험료가 190억원으로 1년 사이 21.1%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신계약 CSM은 오히려 1.4% 감소했다. 이 기간 신계약 CSM을 월납환산보험료로 나눈 CSM 전환배수는 15.2배로 3.4배p 낮아졌다. 신계약을 통해 CSM을 확보하는 효율이 악화했다는 말이다.

(자료=삼성화재)

그간 보험사들은 경쟁사보다 높은 '가성비'를 소비자에 제공하기 위해 CSM 수익성을 조금씩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전환배수의 하락은 다수 보험사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다. 때문에 과당경쟁의 해소는 소비자 신뢰 회복뿐만 아니라 업계 차원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도 절실한 과제다.

게다가 지난해 삼성·DB·현대·KB·메리츠 등 국내 5대 손보사 중 전환배수를 공개하지 않는 KB손보를 제외하면 삼성화재의 지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는 이 사장이 보장 어카운트와 같이 기존의 경쟁 패러다임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도하는 이유다.

이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보장 어카운트가 혁신을 선도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장 어카운트의 성과는 향후 삼성화재의 패러다임 전환 시도가 지속될 수 있을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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