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유한양행, 렉라자 상각 시작…공백은 애드파마 '개량신약'⑧무형자산 인식 개발비 1313억, 고셔병·면역항암제 개발 방점
김혜선 기자공개 2025-04-24 08:43:43
[편집자주]
제약사들에게 신약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제네릭 및 상품 유통 중심 사업만으로는 생존에 위협받는 시대가 오면서 신약개발 및 자체 임상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한다. 파이프라인 성과에 따라 매년 자산화되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달라지고 재무 구조와 사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다. 개발비 자산화 변화를 통해 국내 제약사들의 R&D 사업 성과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6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한양행은 작년 자체 개발 신약 '렉라자'를 필두로 총 3건의 개발 사업을 완료했다. 핵심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서 이들 무형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이 시작됐다.하지만 전체 개발비 무형자산의 규모는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회사 애드파마를 통해 개량신약의 임상 3상에 새롭게 돌입한 영향이다. '넥스트 렉라자'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한양행은 개량신약으로 무형자산 규모를 유지하며 오리지널 신약을 키워나가고 있다.
◇개발비 자산화 금액 0.85% 줄어, 'YH25448' 상각에도 규모 유지
유한양행이 2024년 말 별도 기준으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개발비의 장부가액은 13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말 1324억원과 비교해 0.85% 줄었다.
유한양행은 작년 자산화 한 파이프라인 12건 중 9건을 '판매 제품'으로 분류했다. 5건이던 작년과 비교해 늘었으며 이들 파이프라인의 장부가액도 96억원에서 1165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는 오리지널 신약인 렉라자, 프로젝트명 YH25448가 판매 허가를 획득한데 따른 결과다. 국산 31호 신약인 렉라자는 폐암치료제로 2021년 국내 품목 허가를 얻었다. 이후에도 해외 진출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지속하면서 '개발 중' 품목으로 분류됐다.
그러다 작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이에 임상 3상 단계에서 무형자산화하던 'YH25448'는 '개발이 완료된 무형자산'으로 재분류했다.
판매 허가가 이뤄지면 감가상각에 따라 자산 가치가 축소된다. 작년 말 기준 YH25448의 장부가는 1073억원으로 임상 3상에 있던 전년도 1171억원보다 규모가 줄었다. 작년 경제적 효익이 소비되는 형태에 따라 98억원을 감가상각으로 반영했다.
이외 개량신약 2건도 무형자산화 가치를 늘린 동시에 감가상각을 진행했다. 고지혈·고혈압 치료제인 AD-202의 작년 말 장부가액은 17억원이다. 개발 단계에 있던 전년도 18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탈모치료제 AD-208에 대한 감가상각도 시작됐다. 개발비 자산화 규모는 2023년 말 4억9288만원에서 작년 말 5억4141만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작년 판매를 시작하면서 1805만원을 감가상각했고 장부가액은 5억2336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개량신약 2건 신규 반영, 넥스트 렉라자 발굴 지속
자산화한 개발비 금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렉라자의 상각에도 무형자산화 가치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개량신약이다. 기존에 자회사인 애드파마를 통해 연구개발 중이던 파이프라인 외 2건을 신규로 반영했다.
유한양행의 개량신약은 대부분 자회사인 애드파마를 통해 개발한다. 애드파마는 유한양행이 지분 67.2%를 보유한 종속기업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목 허가를 확보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애드파마가 개발한 개량신약은 유한양행이 자산화한 개발비 금액으로도 인식된다. 자회사를 통해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라도 금전적인 투자가 있다면 모회사의 무형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다.
애드파마를 통해 올해 무형자산으로 고혈압치료제 2건을 신규 반영했다. 이들 가운데 AD-224의 가치가 크게 늘었다. 이전에는 자산화 금액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작년 임상 3상에 돌입하면서 20억원이 장부가액에 반영됐다. 여기에 AD-209의 장부가액 31억원도 추가됐다.
기존에 개발 중이던 2건에 대한 무형자산 가치도 늘었다. 순환기질환 치료제인 AD-218의 작년 장부가액은 50억원으로 전년도 29억원과 비교해 늘었다. 같은 기간 고혈압 치료제인 AD-223의 가치도 5억8576만원 수준에서 47억원으로 회계 처리됐다.

렉라자의 상각은 향후 11년간 지속되지만 개량신약으로 금액을 대신하기엔 무리가 있다. 유한양행이 현재 개발 중인 오리지널 신약은 7건으로 대부분 임상 1상에 있어 자산화가 가능한 임상 3상에 도달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임상 3상에 있는 파이프라인은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다. 그러나 2018년 기술이전과 함께 계약 상대방인 스파인바이오파마로 독점적 권리를 넘겼고 유한양행의 무형자산화 가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당분간은 YH35995(고셔병)와 YH32367(면역항암)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YH35995는 작년 6월부터 국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호주·미국에서 개발 중인 YH32367은 임상 1/2상 단계에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14618은 임상 3상에 있지만 스파인바이오파마로 기술이전을 실행하면서 연구개발 권리를 넘긴 상태"라며 "이외 당분간은 고셔병과 면역항암 위주로 개발 속도를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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