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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액배당 리포트]HLB그룹 결손금 보전위해 자본준비금 활용[코스닥]②HLB, 2022년 1300억, 2023년 3000억 이익잉여금 전환…계열사 5곳도유사 행보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30 08:16:13

[편집자주]

코스닥 상장사에도 감액배당 열풍이 불고 있다. 올 들어서만 84곳의 상장사가 정기주총에서 감액배당 관련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량기업 중심의 코스피 상장사뿐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도 감액배당 열풍이 불고 있는 현상을 진단, 그 배경과 현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08시3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스케어 사업에 주력하는 HLB 그룹이 결손금 보전 수단으로 자본준비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 정기주총 시즌에만 HLB 계열사 5곳이 정기주총에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처리했다.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HLB이 3년 전 자본준비금을 활용해 결손금 전액을 보전하고 나머지 이익잉여금으로 주식배당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산하 계열사들 역시 HLB 행태를 답습할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상장사 HLB은 2022년 3월 자본준비금 13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곧이어 해당 준비금을 잉여금으로 전환, 1028억원(2021년 말 개별기준) 결손금을 메우고 잉여금을 확보했다. HLB는 곧이어 해당 잉여금을 재원 삼아 보통주 한 주당 0.0429778주씩 525억원 규모 500만주를 주식배당했다. HLB은 1년 뒤 자본준비금 중 3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추가 전환했다.

1996년 상장한 HLB이 배당을 실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HLB 측은 역대급 실적과 유상증자 성공으로 주주친화 정책을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준비금을 전환한 이익잉여 금을 재원으로 배당에 나서는 경우 배당소득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주식배당과 현금배당 모두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HLB 입장에서는 결손금을 메우고 주주환원 정책도 추진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 셈이 됐다.

다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일련의 과정이 시장에 알려진 2023년 초 HLB 주가는 3만원대를 횡보했다. 해당 주가 수준은 1년 전과 비교해 소폭 오른 데 불과했다. HLB 주가는 2021년 9월 6만원대까지 급등했다가 급락, 2023년 11월까지 줄곧 횡보 상태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배당의 경우 재무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배당 전후의 맥락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HLB 홈페이지]

HLB 이사회가 이 결정을 내렸을 당시 자산총계는 1조1479억원이다. 당시 이사회 자체는 사내이사 7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실제 이사회에서는 사내이사 6명과 사외이사 3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해당 안건을 결의했다. HLB 이사회 의장은 그룹의 최대주주인 진양곤 회장이 맡고 있다. 진 회장은 HLB 대표직도 맡고 있었던 만큼 그의 주도로 해당 안건이 이사회에 올라와 통과됐을 가능성이 높다.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산하 계열사들이 HLB과 같은 행보를 밟고 있다는 점이다. HLB파나진과 HLB테 라퓨틱스, HLB제넥스, HLB이노베이션 등 HLB 산하 코스닥 상장 계열사 5곳이 정기주총에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해당 계열사 모두 지난해 말 결손금이 많게는 615억원 적게는 27억원 규모로 누적돼 있었다. HLB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별도 배당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중 HLB파나진의 경우 지난해 말 결손금이 588억원 수준이었는데, 이번 주총에서 자본준비금 927억원 중 65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로 했다. 작년 한해 HLB파나진 순이익이 2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결손금을 모두 메우고 60억원 안팎의 이익잉여금을 확보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자본 재배치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우하향해 현재로선 반등의 기미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건 이익잉여금을 배당 재원으로 활용해 비과세 혜택을 누리려는 목적과 결손금이 있는 경우 이 결손금을 메우기 위한 목적 딱 두 가지"라면서 "결손금이 누적돼 있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자본준비금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급증한 환경을 활용, 향후 배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라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시켜놓자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HLB 그룹 계열사와 같이 자본준비금을 결손금 보전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은 코스닥 상장사 주요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스피 기업 상당수가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뒤 이를 현금배당 재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것과 사뭇 다르다. 코스닥 기업은 메자닌을 활발하게 발행하는데, 메자닌 발행 과정에서 자본준비금이 누적돼 이를 활용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해석도 있다.

특히 코스피 기업의 경우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을 병행하면서 주주환원을 극대화하려는 모습이 관찰되지만 코스닥 기업의 경우 주주환원 계획이 전무한 곳이 많다는 점도 차이로 지적되곤 한다. HLB와 그 산하 계열사 중 지금까지 주주환원 제고 계획(밸류업)을 공시한 곳은 한 곳도 없다. 23일 현재 코스닥 상장사 1787곳 중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실제 공시한 곳은 23곳(1.3%)에 불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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