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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유비케어 조타수 맡은 '영업왕' 출신 사외이사김동철 사외이사, 유비케어 사업 청사진과 성장 액션플랜 조언 역할

이돈섭 기자공개 2025-04-29 08:21:1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15시0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C레벨 임원들의 타사 이사회 진출 채비가 빨라지고 있다. 대학교수와 퇴직 공무원, 법조인 출신 등을 이사회 멤버로 기용했던 것과는 달리 기업이 영위하는 사업에 실질적 조언을 할 수 있는 경영인을 찾는 곳이 증가하는 추세다. 김동철 유비케어 사외이사(사진)도 그중 한 명이다. 김 사외이사는 유비케어가 2020년 녹십자 울타리로 편입되면서 이사회에 합류, 사업 청사진과 액션플랜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 교수는 소프트웨어 업계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90년 IBM에 입사, 2013년까지 23년을 내리 일했다. 석사 출신인 그에게 회사는 연구소행을 제안했지만, 사업을 하려면 영업 경험은 필수라는 생각으로 석사 학위를 경력으로 안 쳐주는 영업직을 선택, 그간 글로벌 세일즈 탑 랭크를 숱하게 오르내렸다.

경영 기회는 조용히 찾아왔다. 2009년 IBM이 통계 소프트웨어 기업 SPSS를 인수하면서 국내 SPSS 독점판매 자격을 갖고 있었던 데이타솔루션과 안면을 트고 당시 데이타솔루션을 이끌던 이용구 당시 중앙대 교수와 인연을 맺은 것이 시작이었다. 이 전 대표가 중앙대 총장으로 선임되고 그의 뒤를 이어 데이타솔루션 대표직을 제안받았다. 2017년 회사를 떠날 때까지 내실을 닦고 외형을 키웠다. 상장 과제도 완수했다.

그의 활약을 눈여겨 본 티맥스소프트 측은 당시 김 대표에게 대표직을 제안했다. 티맥스소프트는 안랩과 한글과컴퓨터 등과 함께 대표적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외부에서 2000억원 가량을 유치한 티맥스소프트는 당시 상장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김 대표 재직 시절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전문가로서 티맥스소프트라는 기업을 성장시키는 데 적잖이 일조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유비케어와 만난 건 티맥스소프트에 몸담고 있었을 때다. 녹십자홀딩스가 유비케어를 인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녹십자홀딩스의 허용준 대표가 티맥스소프트 사옥으로 직접 김 대표를 찾아왔다. 사옥 1층 카페에서 김 대표를 마주한 허 대표는 그룹이 소프트웨어 기업을 경영하는 건 처음이라 전문가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이사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을 숱하게 봐온 터라 허 대표 말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티맥스소프트 측에서도 향후 영업 확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그의 유비케어 이사회행에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메타넷티플랫폼과 베스핀글로벌 등 다양한 기업 고문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던 터라 전문성을 살려 사외이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김 사외이사는 "기업 오너가 직접 회사를 찾아와 솔직한 진심을 전해줬다는 점이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사외이사가 유비케어 이사회에 합류한 이후 현재까지 유비케어는 8개 기업 투자 집행 등을 통해 몸집을 꾸준히 불려 왔다. 2020년 1080억원 규모였던 유비케어 매출액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는 2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최근에는 유비케어 창업 멤버 중 한 명인 이상경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모회사 GC케어 김진태 대표가 그 자리를 메우는 등 경영진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동철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어떤 논의를 거쳐 결과를 내는지가 이사회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돈섭 기자]
모든 과정 뒤에는 김 사외이사 조언이 있었다. 업계 재직 경험을 바탕으로 유비케어의 청사진을 그리고 그에 따른 액션플랜을 구축했다. 유비케어는 EMR 솔루션 사업에 주력하면서 의료기기와 의약품, 의료 소모품 유통 사업과 제약 데이터 솔루션 사업, 약품 자동화 조제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의약 정보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 현재는 향후 국내 비대면 진료 길이 열릴 것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 사외이사는 "감기 몸살 등 가벼운 질병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처방전을 받게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외국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도 더욱 손쉬워질 수 있다"면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충분히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이사회 내부 논의뿐 아니라 스터디 모임 등을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외이사는 5년째 매년 이사회 출석률 100%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한계도 있다. 현재 유비케어 이사회는 김 사외이사와 함께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가 경영진 의사 결정을 부결시킬 수 있는 구조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사내이사가 사외이사 의견을 경청하고 그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만 있다면 사외이사 수적 열세는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사외이사는 "이사회가 어떤 논의를 거쳐 결과를 내는지가 그 이사회 질을 판단하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자비를 들여 소속 기업 지분을 시장에서 매입한 점도 그의 이사회 활동을 눈에 띄게 만드는 부분이다. 김 사외이사는 2021년 유비케어 보통주 4565주를 한 주당 7450원씩 총 3400만원을 들여 매수했다. 2020년 한해 유비케어가 김 사외이사에 지급한 보수는 2960만원. 한해 사외이사 보수 전체에 자기 돈을 추가로 얹어 주식을 매입한 셈이다. 사외이사가 회사 주식을 직접 매입한 건 김 사외이사 경우가 처음이었다.

김 사외이사는 "영업 전선에 있을 때도 고객사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주식을 몇 주라도 사놓곤 했는데,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그 회사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외이사가 스스로 그 기업에 대한 오너십을 갖기 위해서라도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주식 매입을 계기로 회사에 더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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