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국내에 갇힌 SGA솔루션즈, 해외 진출 '재시동'②동남아·중국 '쓴맛', 일본 총판 계약으로 글로벌 시장 노크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29 10:55:49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09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장은 보안 기업의 요람이자 테스트베드다. 보안 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뒤 해외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성향 때문이다. SGA솔루션즈도 마찬가지였다. 2009년 무렵 동남아시아와 중국 무대를 노렸다.결과는 실패였다. 태국의 보안 인식은 국내보다 느슨했다. 보안 특화 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중국은 외산 제품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했다. 현재 SGA솔루션즈 매출이 국내 중심으로 구성된 직접적인 배경이다.
다만 SGA솔루션즈는 다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일본에서 총판 계약을 맺으며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성과가 좋다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에 쏠린 수익, 미숙한 현지화 '발목'
SGA솔루션즈의 매출의 대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작년 연결 기준 매출 429억원 중 약 7000만원만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비율은 0.16%에 불과하다.
숫자로 확인되는 것처럼 SGA솔루션즈의 주요 무대는 국내다. SGA솔루션즈를 상장시킨 일등공신 서버보안 솔루션 '레드캐슬'을 비롯해 엔드포인트 안티 바이러스 서비스 '바이러스 체이서' 등은 국내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공공, 금융, 기업 등 800여곳이 SGA솔루션즈의 고객사다.

지금은 국내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다른 보안 기업과 마찬가지로 해외에서의 성공을 노리던 시절도 있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무대에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엿봤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고른 무대는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이었다. 2009년 SGA솔루션즈는 현재 최대주주인 'SGA'에 의해 인수되면서 계열사로 편입됐다. 그해 SGA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하고 6월 합작 법인 형태였던 중국 지사 '차이나 SGC'를 인수했다. 10월에는 태국 법인 '시큐리티 글로벌 타이'를 설립했다. SGA솔루션즈는 두 해외 법인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노렸다. 총판 역할을 모회사의 해외 지사가 해준 셈이다.
특히 태국 법인에 걸린 기대가 컸다. SGA는 태국 법인을 전진 기지로 삼아 동남아시아로 무대를 키우고자 했다. 우선 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망분리 솔루션 등 보안 제품을 공급하는 영업을 전개했다. 이후 금융권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세웠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진행하는 공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두 법인 모두 2012년 이전에 연결에서 제외된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사업보고서 이후 특별한 기록 없이 관계 기업 목록에서 지워졌기 때문이다. 모회사가 두 지역 내 법인을 철수시키자 SGA솔루션즈의 해외 진출 꿈도 함께 물거품됐다.
태국의 경우 국내의 공식을 그대로 적용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은행이나 통신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태국은 망 분리 의무화와 같은 국내와 유사한 보안 요구 사항을 의무화하진 않았다. 공공 기관도 망 분리 원칙 대신 유연한 네트워크 운영을 했다. SGA솔루션즈의 망분리 제품이 힘을 쓸 수 없었다.
보안에 대한 인식 차이도 SGA솔루션즈 제품의 소구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태국 정부는 DB 접근제어 등 내부 통제 솔루션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감 정보만 다루는 특수 SW의 필요성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중국 시장은 규제와 '텃세'에 막혔다. 중국 정부는 당시에도 외산 제품에 대한 사이버 보안 심사를 거치도록 의무화하고 있었다. 현지 당국이 경우에 따라 기업에게 소스코드 제공을 압박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소스코드 제공은 곧 기밀 유출을 뜻했다.
아울러 치후360, 치안신과 같은 중국의 토종 보안업체들이 이미 정부와 기업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백도어 검증, 암호모듈 승인 등 국가 검열 체계에 언제든 활용될 수 있는 토종 제품의 기준을 충족하긴 어려웠다. SGA솔루션즈가 낄 틈이 없었던 셈이다.
◇새로운 무대 일본, 열어둔 해외 법인 설립 가능성
SGA솔루션즈는 상처로만 남은 해외 진출의 꿈을 10년 이상 접고 있었다. 하지만 작년 다시 한 번 글로벌에서 활동하고자 시동을 걸었다.
이번엔 일본 무대였다. 작년 3월 일본 IT 인프라 기업 '투모로우넷'과 총판 계약을 맺었다. 레드캐슬을 중심으로 공급한다. 투모로우넷의 고객사는 데이터센터부터 일반 제조 기업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을 택한 이유는 국내와 유사한 문화를 가진 더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보안시장 규모는 90억달러(12조9051억원)로 4위다. 반면 국내는 일본 대비 3분의 1 수준인 31억900만달러(4조4574억원)으로 10위다.
SGA솔루션즈 관계자는 "먼저 일본 측에 요청했다기보다 양사 실무자끼리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계약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만든다기보다 국내에서 ZTA(제로트러스트 아키텍처) 먼저 단단하게 다지는 걸 먼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쪽에서 SGA솔루션즈 제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걸로 안다"며 "아직 해외 지사 설립 계획은 없지만 기회가 확장된다면 굳이 거절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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