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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대학 디딤돌' SGA솔루션즈, 제로트러스트로 재도약 준비①공공 대신 교육기관에서 레퍼런스 축적, 보안 역량 강화 급선무

최현서 기자공개 2025-04-28 10:19:44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3일 07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 전략을 짜야 한다. 기존 제품을 그대로 쓰려고 하는 성향을 가진 보안 시장에서 새로운 플레이어가 성공하려면 더 섬세한 판매 전략을 짜야 한다.

후발주자로 분류된 SGA솔루션즈는 틈새 시장을 노렸다. 국내 시장의 최대 수요처인 공공을 공략하는 대신 대학교를 공략했다. 교육기관에도 개인정보가 몰려있다는 점을 꿰뚫어봤다. 틈새 공략으로 성공 사례를 쌓으며 기존 사업자들과 어깨를 나란히했다.

다만 최근 상황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한때 빠르게 성장한 SGA솔루션이지만 최근 성장판이 닫힌 모습이다. 보안 시장 규모가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모회사를 지탱해줬던 자회사의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 SGA솔루션즈가 찾은 돌파구는 결국 본업이다.

◇틈새시장 공략 성공, 2015년 코스닥 상장

SGA솔루션즈는 2002년 1월 '레드게이트'의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정보보호진흥원(현 한국인터넷진흥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했던 김기현 전 대표가 창립했다.

레드게이트를 창업하고 가장 먼저 만든 건 서버보안솔루션 '레드캐슬'이다. 레드캐슬은 외부 해킹을 비롯해 사후 발생할 수 있는 관리자 권한 오·남용, 내부자 불법 행위 등을 서버 단계에서 막을 수 있는 솔루션이었다. PC 단계에서 외부 침입을 보호하는 것과 달리 컴퓨터와 연결된 서버 단계부터 침해를 막을 수 있게 제작됐다. 김 전 대표는 기관에서 일했던 노하우를 레드캐슬에 담았다.

기술력은 좋았지만 국내 보안 시장의 특징이 문제였다. 1990년대부터 형성된 국내 보안 시장에서의 가장 큰 고객사는 공공 기관이었다. 당시 안랩, 지란지교, 라온시큐어 등 1세대 보안 기업들이 기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특히 레드게이트는 공공 기관에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했던 국제공통평가기준(CC) 평가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탓에 기존 사업자들 틈새를 뚫기 어려웠다.

이때 대학교를 고객사로 삼기로 했다. 대학교도 학생과 교직원의 개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사업 방향 설정이었다. 아날로그 방식으로 기록했던 졸업생의 정보도 디지털화하기 시작한 때와 맞물렸다. 대학교가 지켜야 했던 정보의 양은 점차 방대해지고 있었다.

레드게이트는 2003년 국민대학교, 명지대학교 등 10여개 학교에 레드캐슬을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레퍼런스를 쌓아갔다. 대학교 시장에서의 케이스를 바탕으로 2005년 염원하던 CC 인증을 획득했다. 금융 기관을 비롯한 공공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국내 서버보안 영역에서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서버 보안에서의 점유율을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2013년 별도 기준 매출 143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올렸던 레드게이트 실적은 2014년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42억원까지 늘어났다. 201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됐다. 그해 사명을 지금의 SGA솔루션즈로 바꿨다.

◇가라앉은 성장세, 본업에 건 희망

SGA솔루션즈는 2016년 별도 기준 매출 284억원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수익을 2배로 불리는 성과를 거뒀다. 금융기관들의 해킹 사례가 이어지며 보안 투자액이 늘어난 수혜를 입었다.

다만 2016년 정점을 찍은 이후 매출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2019년 이후 200억원 이상의 보안솔루션 매출을 기록하지 못했다. 작년 SGA솔루션즈의 별도기준 매출은 127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이다. 전반적으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국내 보안시장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SGA솔루션즈를 지탱한 건 자회사들이었다. 2016년 신기술 투자를 위해 설립한 액시스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2021년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SGA퓨처스를 자회사로 맞이했다. 2022년 SGN, 보이스아이 등을 인수하며 그해 연결기준 매출 373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58%, 15.9% 증가했다. 2021년 2개였던 종속회사는 작년 말 기준 6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자회사의 성장세도 작년부터 꺾였다. 6개의 자회사 중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보이스아이 뿐이다. 보이스아이의 작년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년(21억원) 대비 37.48% 감소하며 수익성이 나빠졌다. 2023년 순이익을 올렸던 SGA시스템즈, SGN은 작년 적자전환했다. SGA솔루션즈의 작년 연결 매출은 전년 대비 6.94% 줄어 429억원을 기록했다. 1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4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SGA솔루션즈은 위기 돌파 수단으로 다시 본업 경쟁력 강화를 택했다. '아무 것도 믿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 '제로트러스트' 기술을 강화해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제로트러스트는 국내 보안 시장 내에서 아직 태동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글로벌적으로 성장성이 유망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제로트러스트 보안 시장 규모는 2027년까지 약 69조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봤다.

SGA솔루션즈는 해당 시장의 성장성과 함께 조명을 받을만한 움직임도 보여줬다. 최영철 SGA솔루션즈 대표가 지난해 말 발표된 정부 주도의 보안 지침인 '제로트러스트 가이드라인 2.0' 제작에 참여한 일이다. 회사 자체가 해당 분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SGA솔루션즈 관계자는 "2023년부터 실증 사업에 참여하면서 국가 기관에서의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2년 연속 관련 사업을 유일하게 수주에 성공했다"며 "제로트러스트 솔루션도 이미 작년에 개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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