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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손잡은 한국증권, 조단위 블록딜 '마수걸이' 2021년 이후 최대 규모, 삼성증권 추월

권순철 기자공개 2025-04-29 09:58:1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09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조단위를 넘어가는 블록딜을 주관했다. 산업은행의 한화오션 지분 정리 과정을 UBS와 함께 마무리한 것이다. 2021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하이브 보유 주식을 블록딜로 매각했을 때 이후 한국증권의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블록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조선 업종에서 집중적으로 시간외매매 수요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에도 KRR이 HD현대마린솔루션 보유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한 바 있다. 산은 역시 추후 단계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산은, 조단위 블록딜 단행…한국증권 주관사 발탁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28일) 산업은행은 한화오션 보유 지분 1300만주(4.3%)를 블록딜로 정리하기 위한 북빌딩 절차에 돌입했다. 한화오션의 종가는 8만9300원으로 8.5~9.0%의 할인율이 적용된 가격 밴드에서 수요예측이 이뤄졌다. 밴드 기준 매각 규모는 1조564억~1조622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과 UBS가 주관했다.

한국증권이 주관사로 낙점된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사이즈가 큰 블록딜의 경우 외국계 하우스를 주관사로 선임하는 관행이 일반적으로 자리 잡았다. 보안과 비밀 유지에 있어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분 매도자와 돈독한 관계가 아닌 이상 국내사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제한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처음으로 조단위 블록딜을 주관한 것은 하우스 입장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 받는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증권은 지난해에도 3건의 블록딜을 주관하는 등 시장에서 꾸준히 모습을 내비쳐 왔다. 그럼에도 2021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하이브 지분을 블록딜로 매각할 당시 약 4070억원의 주관 실적을 쌓은 게 최고 기록이었다.

한화오션 블록딜을 계기로 리그테이블 선두에 오르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진 않다. 지난 1분기 현재 삼성증권이 삼성 계열사들의 지분 매각을 주도하며 1위(2746억원)에 올라 있다. 다만 블록딜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침체 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주가 하방 압력이 남아 있는 만큼 빅딜이 이뤄지기 힘든 환경인 셈이다.

산은이 추후 단계적으로 한화오션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한국증권이 재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전까지 산은의 한화오션 보유 지분은 5973만8211주다. 이를 한 자릿수 퍼센트(%) 단위로 쪼개서 매각하는 게 본래 계획이었던 만큼 한화오션 지분은 향후 시차를 두고 시장에 출회될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 더벨 리그테이블

◇조선업 섹터 블록딜 수요 '집중'

산은이 25년 만에 한화오션 지분을 정리한 것은 한화오션과 더불어 조선업 섹터가 호황기를 맞이했다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1월 2일 기준 한화오션의 주가는 3만7800원에 그쳤지만 전일(28일) 기준 2배 이상 훌쩍 뛰며 시가총액은 24조원까지 불어났다. 유례없는 급등세였던 만큼 차익 실현에 나서는 게 불리한 선택지가 아니었던 셈이다.

블록딜 시장의 회복세가 요원한 가운데 조선업종에서는 지속적으로 블록딜 수요가 관측되는 모양새다. 지난 1월에는 인화정공도 한화오션 보유 지분 530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처분한 바 있다. 앞선 2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KKR) 역시 HD현대마린솔루션 지분 2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하며 약 2950억원의 자금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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