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리는 지금]지배구조 바꿔 IPO 도전, 투자사-회사 '윈윈'②지난해 기존 대주주 트레져헌터 지분 등 구주 거래, 지배구조 변화
안준호 기자공개 2025-05-08 07:43:45
[편집자주]
뷰티 디지털 마케팅에 특화된 MCN 기업 레페리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 선정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한국 화장품 산업 성장성에 대한 주목도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큰 만큼 상장 시기는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특화 영역을 바탕으로 흑자 구조를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레페리의 현황과 IPO 전망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페리가 기업공개(IPO) 준비를 시작한 이후 먼저 제기됐던 문제는 주주구성이었다. 설립 초기 전략적 투자자(FI)로 1세대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인 트레져헌터를 대주주로 맞이했고, 이외에도 후속 라운드에 합류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존재했다.레페리 측은 경영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대주주 교체 과정을 거쳤다. 트레져헌터 지분을 인수하며 1대 주주로 합류한 에이치 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장기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전보다 지배구조 문제는 개선된 만큼 상장 준비에는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구주 거래로 주주 변화, 경영 독립성 강화 행보
트레져헌터는 레페리 설립 초기부터 여러 차례 지분 인수에 참여했던 전략적 투자자다.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한 첫 투자 내역은 2015년 4월경으로, 당시 15억원을 들여 경영권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추가 투자 라운드가 이어지며 2023년 지분율이 29.8%로 낮아졌다. 당시 보통주 3만895주, 우선주 4000주 등을 보유했다.
SI로서 버팀목 역할을 했던 트레져헌터였으나 IPO 시점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레페리가 흑자전환을 거쳐 성장하는 사이 트레져헌터는 상장 계획 연기 이후 수익성 확보에 역량을 집중했다. 모기업이 적자 상태라면 경영의 독립성 측면에서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상장 주관사 선정 시점에선 이런 조언이 다수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레페리와 주요 주주사들 역시 이런 점을 감안해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주관사 선정 이후 수개월이 흐른 지난해 말 트레져헌터 대신 사모펀드(PEF) 운용사 에이치PE를 대주주로 맞이했기 때문이다.
에이치PE는 오메가3 유힌회사를 통해 300억원을 투자해 현재 레페리 지분 35.1%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는 창업자인 최인석 이사회 의장으로 약 10.2%를 보유했다. 트레져헌터는 9.9%로 지분이 감소하며 FI로 전환했다. 그 외 주요 주주로는 GS리테일(9.6%), 신한컨슈머신기술투자조합제2호(9.6%), 엔에이치-아주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9.0%)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투자 금액 대부분은 구주 인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교체 과정에서 트레져헌터는 4000주 가량의 우선주를 모두 전환하고 보유 지분도 대폭 줄였다. 이외에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일부 해외 벤처캐피탈(VC) 등이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 최 의장 보유 지분도 약 6.3% 가량 감소했다.

◇트레져헌터, 처분이익 112억원으로 턴어라운드
지분 매각 과정에서 기존 대주주였던 트레져헌터 역시 높은 수준의 차익을 거뒀다. 회사 측이 밝힌 대략적인 수익 규모는 약 70배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약 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으로 약 18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레페리 주식 처분 이익은 112억원으로, 순이익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레페리 역시 주주 구성이 바뀌면서 이전보다 상장 준비는 원활해졌다는 평가다. 지분 구조가 복잡할 경우 경영권 행사에 대한 약정서 등을 제출하던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레페리는 창업주인 최 의장이 10%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SI들이 주주로 남아 있다는 점이 다르다.
현재 대주주인 에이치PE의 경우 단기 수익보다는 중장기 성장 과실을 생각하고 합류했다는 평가다. 레페리 역시 지난해 말 투자 유치 과정에서 HPE 합류를 ‘백기사’로 표현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공동 경영에 참여하거나 필요할 경우 오랜 기간 투자금 회수를 기다린 사례들이 존재한다.
2017년 투자 뒤 올해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각을 추진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난해 전환사채(CB) 인수를 통해 기존 대주주와 함께 공동 경영에 참여하기로 한 임플란트 기업 디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레페리의 경우 독립 경영을 유지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형태로 공동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성을 보면 SI 성격 투자자들도 여럿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예심 과정에서 구체적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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