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본이 기회가 많은 좋은 시장이라고 강조하고 싶지만 사실 조심스럽다. 막 결과를 내는 단계인데 업계 전체에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신진 패션 브랜드 운영사를 만나 일본 진출 성과를 물었다. 예상과 달리 떨떠름한 반응이 돌아왔다. 질문은 고맙지만 에둘러 거절하겠다는 의사가 역력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준비 없이 일본 진출을 내세우는 경향이 강하다는 설명도 내놨다.
최근엔 중소 브랜드를 중심으로 수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양상은 이전과 다르다. 기업 간(B2B) 채널을 두드렸던 과거와 달리 이커머스, SNS 채널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 중이다. 대표주자인 '3마'(마뗑킴·마르디메크르디·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물론 다수 브랜드가 일본 공략을 사업 전략으로 들고 나온다.
일본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한 편이다. 패스트패션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고, 신진 브랜드 성장은 정체되면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대표주자인 '3마'(마뗑킴·마르디메크르디·마리떼프랑소와저버)'는 물론 다수 브랜드가 일본 공략을 사업 전략으로 들고 나온다. 초기임에도 상당한 매출도 발생 중이다.
그럼에도 '일본행'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 해외 기업에게 불리한 경영 환경이 주로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커머스 기업 디홀릭커머스는 자주 거론되는 사례다. 1세대 의류 쇼핑몰이 모태였던 이 기업은 2008년 일본에 진출했다. 코로나19 기간 실적이 꺾인 뒤 현재 사모펀드(PEF)에 팔린 상태다. 물류와 재고 관리, 고객 대응 등 현지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시동을 건 일본 진출 행렬에 찬물을 끼얹자는 것은 아니다. 시장 특성과 경영 환경의 차이점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 진출한 기업들 역시 현지 에이전시를 인수해 노하우를 습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로 전담 팀을 구성했고, 수 년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제품을 출시했다.
내수 산업에 머물렀던 패션 업계에서 해외 수출은 기업가치를 빠르게 인정받을 수 있는 주된 전략이 될 수 있다. 단 당장 몸값을 올릴 수 있더라도 '숫자'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 취향과 문화가 다른 해외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런 위험성은 더욱 크다.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K패션에게 호시우보(虎視牛步)의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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