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유통 포트폴리오 점검]네파, 합병에서 기인한 상환 부담…'수익성'에 방점⑫인수금융 재무약정 ‘연간 EBITDA 250억’, 확장보다는 내실
김혜중 기자공개 2025-05-07 11:05:28
[편집자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사모펀드의 방만 경영에 대한 경각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실 기업의 내실을 다지고 사업 효율성을 높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지만 기업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로 사모펀드의 경영 아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경영이 정상화된 사례도 존재한다. 더벨은 사모펀드의 유통 기업 인수 과정부터 이후의 경영 환경 변화를 하나씩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파는 MBK파트너스가 인수를 결정할 당시 무차입 경영을 지속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수 이후 특수목적법인과의 합병 과정에서 차입 규모가 급증했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아웃도어 업황 자체까지 둔화하면서 금융 비용 및 인수금융 상환 부담도 안게 됐다.현재 인수금융은 리파이낸싱 및 만기 연장을 거치면서 잔여 금액이 18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다만 재무약정 조건으로 연간 EBITDA 250억원을 달성해야하는 상황 속 네파는 경영 전략을 이익 구조 및 내실 다지기로 수정한 상태다.
◇인수금융 차입 부담으로, EBITDA도 '둔화'
MBK파트너스가 네파를 인수하던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네파는 무차입 경영을 지속해 왔다. 총차입금 규모는 0원, 부채 비율은 34% 수준이었다. 보유 현금은 2316억원, 이에 따른 유동비율은 320%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구축한 상태였다.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1236억원으로 충분한 현금 또한 매년 유입되고 있었다.
재무구조에 변동이 생긴 건 2015년이다. MBK가 네파 인수주체로 내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티비홀딩스와 네파가 2015년 12월 31일자로 합병했다. 합병은 법률적으로 합병회사인 네파가 피합병회사인 티비홀딩스를 흡수합병하는 형식으로 티비홀딩스 주식 1주당 네파 주식 0.2주를 발행했다.

이 과정 속 티비홀딩스의 차입금이 네파로 계상됐고, 2015년 말 기준 네파의 총차입금은 4829억원으로 불어나게 됐다. MBK는 네파를 인수할 당시 4900억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고, 해당 인수금융은 티비홀딩스의 부채로서 자산을 구성하고 있었다. 결국 인수금융이 합병을 통해 네파의 차입금으로 옮겨진 셈이다.
다만 합병이 진행되던 시기는 아웃도어 시장 자체가 축소되던 시기였고, 네파의 영업이익과 EBITDA도 함께 급감하기 시작했다. 2013년 1236억원이던 EBITDA는 2020년 220억원까지 내려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EBITDA는 495억원 수준이다. 다만 차입금 증가로 인해 같은 기간 연평균 313억원씩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네파는 보유 현금으로 인수금융 일부를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4110억원이던 총차입금은 2017년 2969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보유 현금은 1893억원에서 241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외에도 매출채권·재고자산 유동화를 통해 유입시킨 현금으로도 인수금융 상환을 진행해 왔다.
◇한숨 돌린 상환 부담, 재무약정 테스트는 ‘여전’...수익성에 방점
남은 2900억원 상당 인수금융은 2018년 만기 2년 연장 후 2020년 리파이낸싱에 성공했다. 꾸준히 상환도 이어 온 영향으로 2020년 리파이낸싱 규모는 1800억원으로 축소됐다. 2023년 한 차례 더 리파이낸싱을 단행하는데, 같은 규모의 자금을 경쟁사 K2가 제공했다. 실적 악화로 인해 금융사로부터 대출금리 상향 등의 압박을 받고 있었으나 K2가 우군으로 나섰다. 해당 만기는 올해 초 도래했고, 현재 차입금 만기 연장이 진행된 상태다.

올해 만기를 2년 연장하면서 상환 부담을 축소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자율도 기존 9.5%에서 7.5%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자 부담도 경감된 양상이다. 다만 매년 EBITDA 250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재무약정 조건은 여전한 상태로 수익성 개선의 필요성은 여전한 상태다.
2024년 연결 기준 네파는 매출액 2973억원, 영업손실 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대비 매출액은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국내 사업 안정화 및 수익성 회복에 방점을 둔 경영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점포 당 매출액 증대를 위한 가두점 리뉴얼 및 효율점 신규 오픈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점포 운영 효율성을 증대시켜 수익성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프리미엄 아울렛 등의 비교적 규모가 큰 점포의 경쟁력도 점차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세계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직 있는 가운데 해외 시장의 경우는 프랑스 법인을 청산하는 등 확장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두고 있다.
네파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아웃도어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네파는 기능성과 패션성을 동시에 갖춘 상품군을 강화 및 변화하는 기후에 맞춰 시즌별 상품 구성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며 “합리적 가격대 제품군을 확대함으로써 수익성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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