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골프장 시행권 다툼…롯데·KCC건설, SI 보이콧 2대주주 케이엔와이씨오와 마찰…시행사 채무불이행
길진홍 기자/ 윤아영 기자공개 2011-11-25 16:47:21
이 기사는 2011년 11월 25일 16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 청라지구 골프장 개발에 참여한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전략적투자자(SI)와 사업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골프장 운영과 빌라 분양 등을 놓고 SI로 참여한 케이엔와이씨오와 잦은 마찰을 빚었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일에 지급보증을 거부해 사업 시행자인 블루아일랜드개발이 채무불이행에 빠졌다.롯데건설과 KCC건설이 별도의 유동화법인(SPC)을 통해 시행자 부채 원금을 대납, 급한 불을 껐으나 기한이익을 상실한 블루아일랜드개발의 다른 주주들은 지분을 잃게 될 처지에 놓였다.
대주와 다름없는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담보권 실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PF 대출에 시행사 보유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케이엔와이씨오(10.2%)와 삼성에버랜드(0.8%), 칼호텔네트워크(1%) 등은 지분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된다.
케이엔와이씨오를 비롯한 SI들은 건설사 지급보증 회피와 담보권 실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어서 사업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출자사 간에 갈등의 싹이 튼 것은 지난 2009년 케이엔와이씨오가 블루아일랜드개발 지분 5%를 확보해 맥쿼리에 이어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다. 청라투자개발(8%) 등을 우호지분으로 끌어들여 23.2%의 의결권을 확보한 케이엔와이씨오는 맥쿼리를 대신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당시 롯데건설과 KCC건설은 골프장 빌라를 조기에 분양해 공사비를 회수하려 했다. 그러나 입김이 커진 케이엔와이씨오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빌라 분양대행권과 카트 운영권을 쥔 케이엔와이씨오는 골프장 내부 인사에도 관여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 와중에 지난 11월 24일 PF 대출 만기가 도래했다. 롯데건설과 KCC건설은 지급보증 부담을 덜기 위해 유상증자를 제안했으나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자본금 증액이 이사회 동의를 얻지 못하면서 다수의 의결권을 보유한 케이엔와이씨오와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건설과 KCC건설은 결국 이날 PF 대출 연장에 필요한 지급보증을 거부했다. 대신 독자적으로 별도의 법인을 세워 시행사 부채 원금을 갚았다. 블루아일랜드개발은 채무불이행에 빠졌으나 건설사들은 보증채무 현실화 위험에서 벗어난 것이다.
동시에 롯데건설과 KCC건설은 시행사 부채 대납으로 케이엔와이씨오 등 다른 주주를 압박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됐다. 대출원금 보존을 위해 시행사 예금계좌 및 주식에 대한 근질권 설정을 검토 중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시행사 내부 현금 고갈로 출자사 증자 또는 연대보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시행사 채무불이행 전에) 대주단 등 이해 관계자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엔와이씨오는 "건설사들이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행사를 디폴트 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으로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이다. 향후 요구 조건을 들어본 뒤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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