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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스텝비딩' 시험대...기관투자자 신중한 행보 사조씨푸드 첫 사례

박상희 기자공개 2012-06-13 10:05:3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3일 10: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서 2개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는 복수가격제시(step bidding) 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스텝 비딩 참여에 따른 장점이나 적정 공모가 산정에 대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들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스텝 비딩의 첫 시험대인 사조씨푸드의 수요예측 첫날인 12일 복수로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 첫 날에 들어오는 기관투자가는 매우 적다"는 것을 전제로 "그 중에서 복수로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전체 참여기관이 10곳이라면 1~2곳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기관이 복수 가격 제시를 꺼리는 이유는 스텝 비딩 참여에 대한 장점이 없는데다, 물량 배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여전히 높은 가격과 실수요에 기반한 수량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모주의 가격 메리트가 크고 상장 후 밸류에이션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다. 기관 입장에선 보다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목표 가격이 희망공모가밴드 상단이라면 그 아래로 적어내는 가격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가격대 별로 물량을 분산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복수로 가격을 제시할 경우 배정 과정에서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한 가격대에 수량을 '몰빵'해야 배정 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사조씨푸드와 미래에셋증권은 스텝비딩으로 가격을 제시한 기관의 경우 배정시 신청 물량의 총계는 가격에 관계 없이 제시한 수량을 모두 더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A 기관이 9000원에 100주, 9500원에 100주, 1만원에 100주를 신청하면 이 기관이 원하는 수량의 총계를 최종 공모가격에 관계 없이 300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 방식처럼 하나의 가격대에 수량을 적어내는 게 배정에 유리하다는 게 다수 기관투자가의 입장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배정 물량의 총합을 신청 가격대와 관계 없이 인정한다 하더라도 가장 높은 가격대에 누가 얼마나 많은 수량을 적어냈는지가 여전히 배정 과정에 중요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기관 입장에서는 복수 가격 제시를 활용할 이유가 낮다"고 말했다.

사조씨푸드의 수요예측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신청 마감 이전까지는 가격대와 수량 조절이 가능하다. 일부 기관의 경우 전날 복수로 가격을 제시했다, 이를 철회하고 하나의 가격과 수량으로 통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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