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패션부문, '나홀로 순풍' 이어갈까 내수-해외 고른 성장세, 2015년까지 1.5조 단독 매출 목표
신수아 기자공개 2012-11-28 15:11:13
이 기사는 2012년 11월 28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열사 시너지를 등에 엎고 정유와 통신 분야 유통업에서 강자의 자리에 오른 SK네트웍스. 수익성이 낮은 내수 유통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광폭 행보 속엔 작지만 알찬 '패션업'이 자리하고 있다.섬유사업으로 시작한 창업주와 깊은 인연이 있는 '패션업'은 5년사이 전체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이끄는 효자로 성장하고 있다. 굵직한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와 경쟁력 확보를 기치로 영입한 자체 브랜드의 고른 성장은 머지않아 단독 매출 1조원을 넘 볼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인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 영업이익률 높은 패션사업 날로 성장
SK네트웍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유난히 다채롭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의 SK텔레콤과 정유 분야의 강자 SK에너지와 밀접한 영업관계를 형성하며, 주유소와 대리점을 중심으로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춘 도소매 유통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또한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도소매 유통업을 보완하기 위해 해외자원 개발과 자동차 정비, 렌터카 사업, 호텔, 패션, 부동산 개발 등의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도소매 유통업의 특성상 변동성이 크지 않은 대신 수익성 역시 낮다. 영업이익률은 1~3%남짓이다. 신성장동력으로 매진하고 있는 해외자원 개발 분야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며, 내수 유통업에 비해 매장량과 국제가격 등 변수가 많아 사업안정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에 알짜배기 수익사업이 하나 눈에 띈다. 그룹의 모태사업인 직물업과 관계가 깊은 패션업이다.
통신과 정유의 이미지가 강한 SK그룹에서 패션사업은 그간 비주류로 분류됐다. 그러나 SK네트웍스가 굵직한 라이선스 브랜드를 토대로 자체 브랜드까지 등에 엎으며 사업을 확장해나가자, 최근엔 전체 영업이익의 12%남짓을 견인하는 든든한 효자로 자리잡아나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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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사업은 영업이익률이 낮은 내수 유통 부문을 보완할 탁월한 사업 아이템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사업별 특성상 영업이익 실현정도가 다르다"며 "에너지나 트레이딩, 정보통신 분야들이 각각 1%~3% 남짓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반면, 패션사업은 10%를 상회하는 이익률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SK네트웍스의 사업 부문은 총 5개로 구성된다. 주력인 석유제품의 유통 및 Car-life 사업,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업, 철강·화학제품 Trading 및 자원개발사업, 패션·부동산개발 등 프레스티지 사업, 워커힐 호텔 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SK네트웍스의 총 매출액은 27조 5356억 원을 기록했다. 총 매출의 46%를 차지하는 사업은 에너지와 자동차 관련 분야다. 그 다음으로 휴대폰 유통과 트레이딩 사업이 24~25%로 비슷한 매출 규모를 보인다. 패션사업과 워커힐(호텔)이 이끄는 매출은 각각 전체의 2% 남짓으로 아직은 크지 않다.
그러나 영업이익으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영업이익은 전체의 12%로 껑충뛴다. 그만큼 이익 실현율이 높다는 의미다.
◇ '타미힐피거', 'DKNY' 위에 '오브제', 패션사업 단일 매출 1조원 목표
학생복 'SMART'위주로 패션사업을 영위하던 SK네트웍스가 라이선스 브랜드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건 2003년. 그 주인공은 바로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였다. 빈폴과 폴로가 양대산맥을 이루던 TD캐주얼 시장(Traditional Casual)에 당당히 입성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샀다. 이후 '타미힐피거는' 매년 25%의 고성장을 보이며, 2011년에는 단독으로 188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 SK는 DKNY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2006년 여성과 남성 라인을 동시에 론칭한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현재는 1000억 원 대의 매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SK네트웍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8년 ㈜오브제를 인수하며 '오브제'와 '오즈세컨', '하니와이'라는 자체 브랜드와 라이선스 브랜드인 '클럽모나코'를 포트폴리오에 합류시켰다. 현재는 학생복 SMART를 비롯해 자체 패션 브랜드 4개와 수입브랜드 5개를 중심으로 하이엔드급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교복과 하이엔드급 브랜드는 경기에 둔감하다"며 "SK네트웍스는 하이엔드급 브랜드 위주로 볼륨을 키워 안정적으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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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는 또 한번의 선택을 했다. 단순히 해외 브랜드를 수입해 국내 시장의 한정된 파이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 검증된 자체 브랜드를 해외에 선보이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먼저 오브제의 인수로 품에 안은 자체 브랜드 '오즈세컨'과 '하나와이'를 중국에 선보였다. SK네트웍스는 '오즈세컨'을 론칭하며 명품브랜드 전략을 내세워, 중국내 명품으로 통하는 DKNY와 마크제이콥스 등의 글로벌 브랜드 수준으로로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하니와이를 추가로 진출시키며 중국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김준섭 애널리스트는 "오즈세컨의 성공전략은 종합상사의 감점을 살린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 이유로 "제품의 글로벌 매장 동시 입고 체계, 유통망 분석에 따른 핵심 유통망 중심 운영, 동시다발적 매장 전개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오즈세컨'의 성공으로 SK네트웍스는 한섬의 주요 6개 브랜드의 중국 판권을 독점 계약했다. 중국 진출에 한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는 한섬이지만, SK네트웍스의 성공 노하우라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현재 한섬의 'SJSJ', '시스템', '시스템옴므' 등 3개의 브랜드를 중국의 최고급 백화점에 론칭시켜 반응을 살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패션업계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투자를 진행했다는 것은 그만큼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해외 사업의 탄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브랜드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해외 브랜드가 있다면 인수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2015년까지 패션부문 단독 매출 1.5조 원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션사업 분사를 검토할 만큼 관심을 받고 있는 사업군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들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회사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동 중인 SK네트웍스의 패션 사업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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