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밥캣', 6년만에 지분가치 반토막 9천억 취득 지분, 담보가치는 5천억 불과.."실적악화에 기업가치 급감"
박창현 기자공개 2013-01-08 16:26:31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6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한 해외 중장비업체 밥캣의 지분 가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밥캣 수익구조가 인수 당시보다 크게 악화된 것이 지분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밥캣의 해외 지주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날(Doosan Infracore International)과 두산홀딩스유럽(Doosan Holdings Europe) 지분을 담보로 21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07년 밥캣을 인수했고,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를 대상으로 8억달러 어치의 전환상환우선주를 발행했다. 지난해 말 FI들이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우선주는 보통주로 전환이 됐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지분을 원화 기준으로 8716억원을 주고 전량 되샀다.
밥캣 경영권 외 지분을 취득하게 된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지분을 담보로 신규 자금 조달에 나섰다. 신규 자금조달을 위한 수순으로 먼저 해당 지분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뤄졌다. 두산 측은 외부 회계법인을 고용해 밥캣 지분에 대한 가치 평가에 나섰고, 최종적으로 해당 지분의 가치가 5000억원 수준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8억달러 가치를 지녔던 지분이 불과 6년 만에 가치가 반토막 난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다시 지분을 되살 때 지불했던 금액과도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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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캣 지분 가치 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밥캣 인수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영업실적이 저하됐고, 밥캣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07년 인수 당시 28억8100만달러의 매출과 4억2300만 달러 규모의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를 기록했던 밥캣은 이후 매출과 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9년에는 매출액(13억6600만달러)이 반토막났고 EDITDA도 적자로 돌아섰다. 2011년 회복세를 보이면서 매년 2억 달러가 넘는 현금을 창출하고 있지만 인수 당시와 비교해 여전히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악화된 재무구조가 밥캣 지분 가치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한 밥캣은 인수 당시보다 기업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특히 유럽 건설 경기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현금창출력이 회사 측 기대만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등 밥캣 신규 FI 모집 업무를 맡은 6개 주관사들은 두산 측치 제시한 밥캣 지분 가치에 따라 담보 비율을 125% 수준으로 정하고, 총 4000억의 신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웅진 사태 이후 위축된 시장 분위기 탓에 목표액에 한참 못미치는 2100억원을 조달하는데 그쳤다.
IB업계 관계자는 "밥캣 지분 가치를 5천억원 정도로 설정하고 투자자 모집에 나선 걸로 알고 있다"며 "두산인프라코어 자체 신용도에 밥캣 지분까지 담보로 잡혔기 때문에 투자 위험은 크지 않았지만 위축된 시장 환경이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두산 측은 이달 말까지 잔여 밥캣 지분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새롭게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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