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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 신주모집, 해외투자자 호응 얻을까 사실상 구주매출 중심의 공모구조…차이나 스토리 실망 가능성

한형주 기자공개 2013-03-19 16:24:48

이 기사는 2013년 03월 19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최초로 홍콩 증시 입성을 노리는 만도차이나홀딩스(이하 만도차이나)가 발행주식의 8%에 불과한 물량만 신주로 모집한다는 계획을 밝히자 시장이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나 다름 없는 이번 공모에 과연 해외 투자자들이 큰 호응을 보이겠느냐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에겐 만도의 중국 자회사인 만도차이나가 홍콩 시장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어떤 '차이나 스토리'를 만들어 갈지가 관건이다. 따라서 구주매출보다는 신주모집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심사다. 신주모집은 곧 투자금이 발행사(만도차이나)로 직접 투입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 반대로 구주매출 중심의 IPO는 대주주(만도)의 자금 니즈가 더 크다는 것을 뜻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만도차이나는 홍콩 상장을 통해 6085만 주(600여억 원)의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기존 발행주식 수(7억5000만 주)의 8.11% 비중이다. 동시에 모회사 만도는 25~30%의 구주(2억2000여만 주)를 공모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신주모집 비중이 구주매출보다 턱없이 작은 공모 구조다. 만도 측은 내부적으로 구주매출 비중을 확정해 놓은 상태에서 추가로 신주를 얼마나 모집할지 고민해 왔다.

만도 입장에선 자회사 상장을 인수·합병(M&A) 자금 확보 창구로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구주매출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최근 인수를 추진 중인 한라공조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2조 원대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 한편으로는 만도차이나 지분을 적어도 7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의지도 있기 때문에 구주매출 범위 내에서 30% 정도가 최대치다. 만도는 구주매출로만 2000억 원 안팎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만도차이나가 신주를 많이 발행할 수록 회사 지분 100%를 들고 있는 만도의 보유주식 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가총액은 그대로인데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 가격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이 때문에 만도 측은 최소 한도로만 신주를 모집키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보는 시장의 시선은 불안하다. 홍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어필하기엔 신주 발행 물량이 너무 적다는 이유에서다. IB업계 일각에서도 이번이 국내 기업의 홍콩 입성 첫 사례인 만큼 구주매출 위주의 공모가 청약 흥행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주 비중이 전체 공모금액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공모 구조에 현지 투자자들이 큰 매력을 느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사실 만도가 구주매출을 통한 상장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조세법 개정 덕이다. 면세 대상 유가증권의 범위를 넓히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이 만도차이나 구주 투자시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만도가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였다.

종전 세법은 외국인이 해외 증시에서 새로 발행된 주식에 투자할 때만 면세토록 했기 때문에 만도로서도 신주모집만 실시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이에 만도 측은 지난해 상장 준비 당시만 해도 내부적으로는 보유지분 일부를 파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신주모집 방식으로 자회사 상장을 진행, 공모 자금을 중국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혀 왔다.

하지만 결국 세법 개정을 틈타 구주매출 중심의 공모 방식으로 급선회하면서 홍콩 상장의 본 목적 또한 번복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출 1조 원짜리 중국 지주회사가 현지 사업에 600억 원을 투입하는 게 홍콩 시장에서 그리 큰 이슈일지 의문"이라며 "만도차이나는 어차피 국내법인으로 등록돼 있는데 이럴 거면 왜 굳이 홍콩에 상장하려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도차이나의 신주모집과 구주매출분을 합치면 총 2억8000여만 주를 공모주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순이익(830억 원)과 예상 PER(약 10배)를 감안한 상장 후 시가총액은 8000억 원대, 주당 공모가는 1000원대다. 여기에 공모주식 수(2억8000여만 주)를 적용해 볼 때 공모 규모는 3000억 원에 조금 못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만도는 이번주 이사회에서 만도차이나 IPO의 공모 구조를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늦어도 5월 안에 홍콩에 입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간스탠리와 도이치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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