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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에너지 콜옵션을 강회장이 보유한 이유 강회장 사익 추구 시선‥"그룹 리스크 전이 막기위한 장치였다"

이재영 기자공개 2013-05-30 13:12:19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0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에너지가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인 오릭스를 대상으로 발행했던 교환사채(EB)와 우선주에 붙어있는 콜옵션의 행사 주체가 왜 STX에너지 대주주인 (주)STX가 아니라 강덕수 회장일까. 일각에서는 그룹 전체가 흔들리는 와중에 강 회장이 개인적 이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실은 투자자 요청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STX의 STX에너지 보유지분 및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강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 회복을 위해 오릭스가 지분화한 EB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 가치평가를 위한 회계자문사 선정을 오릭스와 논의 중이다. 회계자문사로는 한영회계법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와 STX에너지 지분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한 본계약 체결을 눈앞에 둔 한앤컴퍼니는 강 회장이 보유 중인 콜옵션 또한 인수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권을 포함한 STX에너지 지분인수를 추진 중인 한앤컴퍼니로서는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가운데 콜옵션 주체가 ㈜STX가 아닌 강 회장인 점을 들어, 강 회장 개인이 돈을 챙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오릭스가 보유 중인 우선주에 대한 콜옵션들도 모두 강 회장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진의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오릭스가 STX에너지에 투자할 당시 STX그룹과 오릭스는 STX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며 공동경영 파트너로 서로를 인정, STX에너지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강 회장이 콜옵션을 보유하게 된 까닭도 바로 이 때문. 세계적인 조선·해운업 불황으로 STX그룹의 업황과 재무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그나마 사업적 성과가 탄탄한 STX에너지마저 이러한 외부효과의 영향을 받는 건 아니라고 판단, 그룹 리스크 전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던 것이다.

콜옵션에 대한 권리를 모두 그룹 지주사인 ㈜STX 또는 또 다른 그룹사가 보유했다면, 법정관리 등 최악의 경우가 발생했을 시 STX에너지 또한 그 파고에 함께 휩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콜옵션 권리를 보유한 강 회장이 STX에너지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할 수 있다면, ㈜STX는 물론, 그룹의 위기에도 강 회장과 오릭스는 공동경영 파트너로서 STX에너지에 대한 책임경영을 함께 할 수 있는 것.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선주 전환권에 대한 특정 조건(Trigger)들도 엄밀히 말해 그룹 리스크가 에너지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룹 리스크 등으로 인해 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트리거 발생 시, 오릭스가 우선주 전환을 통해 보유지분을 더 늘림으로써 우선 STX에너지의 독자경영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이후, 그룹 리스크 등의 외부효과가 진정된 후 강 회장 영향력이 살아있다는 가정 하에, 콜옵션을 행사함으로써 다시금 STX에너지에 대한 경영권을 부여하고자 함이었다.

M&A업계 관계자는 "오랜 기간 신뢰에 기인한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온 강 회장과 오릭스는 STX에너지에 대해서도 공동경영의 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러한 공동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STX에너지를 함께 꾸려가던 강 회장과 오릭스였지만 결국 그룹 리스크 덕분에 파트너십은 삐걱대기 시작했고, 둘 사이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룹 리스크 전이 차단의 명분으로 오릭스가 보유 중이던 EB를 지분화 하면서 포문을 열자, 강 회장 측은 우선 당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급격히 악화된 그룹 상황 등으로 궁지에 몰린 강 회장은 나름의 대응 가능한 카드가 필요했을 것이고, 그것이 STX에너지 지분 매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애초 그룹 리스크 전이 차단 및 STX에너지의 독립경영 확보를 위해 마련한 조건들이 역설적으로 양측을 괴롭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 생각보다 빨리 이뤄진 오릭스의 교환권 행사로 인해 최대주주 지위 상실 및 경영권 위협을 느낀 강 회장은 물론, EB 교환 후 최대주주 지위를 얻게됐어도 경영권은 계속 강 회장에게 부여하며 공동경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었던 오릭스 또한 결국 강 회장의 콜옵션 행사 및 지분매각 추진으로 자칫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 엄밀히 말해 강 회장 측은 콜옵션이든 지분 매각이든 오릭스의 협조가 없이는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릭스 또한 공동경영 파트너로서의 STX에너지에 대한 책임 및 한국에서의 투자활동을 지속해야 하는 입장에서, 이번 지분매각을 끝까지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두 주체간 비밀유지 사항인 계약서 내용의 일부가 외부로 표출되며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고, 법적 소송 등이 거론되며 날선 공방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더 이상의 상처내기는 양측 모두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두 주체는 물론, STX에너지를 위한 최상의 방안을 도출해 대타협의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의 예측이다.

한편, 채권단 자율협약을 개시한 ㈜STX는 현재 채권단이 실사를 진행 중이며, STX에너지 보유지분 매각 또한 ㈜STX의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주요한 방안 중 하나로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TX가 보유 중인 STX에너지 지분은 금융권에 전량 담보로 제공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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