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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유명무실 이사회 은행장, 이사회 의장·리스크·사추위원장 겸직…사외이사도 행장이 직접추천

김영수 기자공개 2013-05-22 08:00:11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국책은행으로, 산업은행장은 산업은행의 관할부처인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대통령 제청으로 임명된다.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는 인물이 산업은행장으로 임명되는 구조다. 정부가 주인인 만큼 지배구조에도 이 같은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은행장이 이사회 의장, 리스크관리위원회 위원장,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위원장을 모두 맡고 있다. 사외이사도 은행장이 직접 추천한다. 당연한 결과지만,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작동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 2009년 5월 민영화를 위한 산은법 개정 이후 상임이사와 사외이사를 합쳐 9명 이내로 이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는 3인 이상으로 전체 이사수의 과반수를 둬야 한다. 예컨대, 상임이사와 사외이사를 합친 이사회 구성인원이 6명인 경우 사외이사는 4명(67%)이 돼야 한다.

현재 이사회는 산은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홍기택 행장, 김한철 수석 부행장 등 2명의 상임이사와 정진곤·박성득·김태준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상임이사의 임기는 3년이며 사외이사는 2년 이내(연임시 1년 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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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내 위원회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추위 등이 운영되고 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되며, 사추위는 은행장 및 2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되, 총 위원의 2분의 1 이상이 사외이사여야 한다.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추위 위원장 모두 이사회 결의에 의해 선임된다. 지주사 설립이후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했던 민유성 회장, 강만수 회장에 이어 홍기택 회장도 모두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추위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회장 겸 행장이 이사회를 고스란히 통제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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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민유성 전 회장은 이천표·정진곤 사외이사를, 강만수 전 회장은 박성득·김태준 사외이사를 추천했다. 홍기택 회장 역시 임병인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난 13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임 교수는 홍 회장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출신으로,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임 교수는 오는 24일 산업은행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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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수행해야 할 사외이사는 거수기 기능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2010년 이후 사외이사 활동내역 공시에 따르면 각 위원회에 상정된 안건은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됐다.

사외이사 중 직접적인 금융회사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산은법 개정 이후 현재까지 4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으며 이중 3명이 교수 출신이다. 임병인 교수가 임시 주총을 통해 공식 선임되면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4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올해 3월 임기만료로 퇴임한 이천표 전 사외이사는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이며, 현재 선임사외이사인 정진곤 사외사는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정 사외이사는 지난해 11월 재선임됐으며 올해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김태준 사외이사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성득 사외이사는 리인터내셔널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유일하게 교수 출신이 아니다.

산업은행의 사외이사 1인당 평균 연봉은 약 3600만 원으로, 시중은행의 사외이사 평균(약 5000만 원)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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