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7월 12일 11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 국민은행에서는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추진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국민은행의 공식 창립기념일은 통합 국민은행의 출범일인 2001년 11월1일이다. 창립 50주년이 될 수 없는데, 어떤 계산이 있었던 것일까.사실 국민은행은 5개 은행이 합쳐진 곳이다. 먼저 옛 국민은행은 1963년 무진회사(사설 서민 금융업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서민금융 전담 국책은행이었다. 옛 국민은행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대동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인수(P&A)하고, 같은 해 장기신용은행을 흡수합병했다. 옛 주택은행은 1967년 서민주택자금의 조성과 공급·관리를 위해 설립된 한국주택금고의 후신이다. 주택은행은 1998년 동남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P&A 방식으로 인수했다.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2001년 4월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1월1일 국민은행이라는 명칭으로 재탄생했다.
결국 창립 50주년이라는 계산은 1963년 설립된 옛 국민은행의 창립 연도에서 나온 말이다. 5개 은행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은행의 창립 연도를 따르자는 것이기도 했지만, 옛 국민은행 출신들의 유치한 발상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차기 행장이 선임되기도 전인데, 특정 채널 인사에게 줄을 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과거부터 채널(옛 국민은행은 1채널, 옛 주택은행은 2채널, 장기신용은행 등은 3채널로 분류된다) 위주로 인사가 이뤄진 탓이다. 국민은행 내부의 뿌리깊은 채널 갈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김정태 전 행장은 주택은행장 재임 시절, 주택은행 출신의 강성 인사들을 대거 정리했다. 원활한 조직 관리를 위해서였다. 강정원 전 행장은 핵심 요직에 외부 출신을 앉혔다. 채널 문제를 비켜간 것이다. 어윤대 회장은 외부 출신을 중용했다. 민병덕 전 행장은 특정 채널을 중시했다. 채널 갈등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전가하거나, 갈등을 갈등으로 해결한 경우다.
임영록 회장 내정자는 어떤 채널에도 속하지 않는 철저한 아웃사이더이다. 그렇지만 KB금융지주 사장으로서 3년간 내부 살림을 맡았기에 내부 사정을 이해하는 인사이더이기도 하다. 그가 새로운 KB금융지주의 회장으로 선택된 것은 3년간 지주 사장으로서의 경영 성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임 회장 내정자는 '인사이드 아웃사이더(Inside Outsider)'라고 할 수 있다. 채널이라는 이해 관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내부의 갈등 원인을 이해할 수 있기에 그렇다. 물론 약점도 있다. 현장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사이고 용인술이다.
임 회장 내정자에게 채널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숙제다. KB금융에서 채널 갈등은 이미 갈등을 넘어서 조직의 미래를 위협하는 질병이 됐다. 갈등 상황은 회피한다고 해서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외부는 물론이고 채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어떤 인사청탁도 거부해야 한다. 채널 갈등을 해결하지 않고선 KB금융의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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