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19일 07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글로비스에 새겨진 주홍글씨는 깊고 뚜렷하다. '일감몰아주기', '경영권 승계 수단'의 대표업체로 세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그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글로비스는 현대차 일감으로 승승장구했다. 덩달아 오너 일가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급상승했다.동종업계도 글로비스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출범 12년차로 능력이 뒷받침 되지 않은 글로비스가 현대차 계열사 일감을 빼앗아갔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선주협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비스의 일감몰아주기를 언급하며 비판하는 일은 흔한 광경이다. 선주협회에 소속된 글로비스지만 해운업계의 따돌림을 받는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말 발전자회사 유연탄 운송권 입찰에서 글로비스가 입찰자격을 박탈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비스는 자격이 없다"는 해운업계의 주장이 관철됐기 때문이다.
글로비스 입장에선 억울한 구석이 많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는 산업계에서 보편화 돼 있다. 매출을 내재화하고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 일감몰아주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비스도 스스로 처신을 되돌아 봐야 한다. 현대차그룹 운송 일감은 물론 범현대가인 현대오일뱅크의 운송 일감까지 도맡고 있다. 선박금융을 비롯한 금융거래는 계열사인 HMC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을 대부분 이용한다. 선박 발주도 범현대가 일원인 현대중공업을 애용한다. 물 샐 틈 없이 일감을 주고 받는 글로비스의 처신은 유독 눈에 띈다.
경쟁업체와의 관계에서도 섬세함이 부족하다. 유코카캐리어스와의 관계가 그렇다. 유코카캐리어스는 북유럽 해운사와 현대차가 합작설립한 자동차운반선사다. 출범 때부터 현대차 운송일감을 계약형태로 보장받았지만 2016년 부터는 해당 계약의 강제성이 사라진다.
글로비스는 기업설명회에서 틈날 때마다 유코카캐리어스의 현대차 일감을 대부분 흡수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유코카캐리어스 인력을 여러차례 빼가기도 했다. 하지만 언론과 대외창구를 통해선 유코카캐리어스 일감을 흡수하는 일은 없으며 3자물류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을 바꾼다. 유코카캐리어스도 글로비스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STX팬오션 출신 인력을 잇따라 영입해 원성을 듣기도 했다. STX팬오션 전직 사장이 글로비스 비상임고문으로 이동한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글로비스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STX팬오션을 비롯한 해운업계는 '사장까지 영입하는 건 해도 너무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비스는 대관·언론 업무를 강화하며 주홍글씨 지우기에 신경을 쓰는 듯하다. 하지만 치밀하지 못한 대처로 낙인은 더 깊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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