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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 베르사체 소수지분 인수할까 베르사체 소수지분 매각 추진‥이랜드·제일모직·LG패션 "관심없다"

김익환 기자/ 신수아 기자공개 2013-09-11 10:38:52

이 기사는 2013년 09월 10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탈리아 고급 브랜드인 베르사체(Gianni Versace SpA)가 소수 지분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패션업체도 인수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대부분 인수전 참여를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10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안 자코모 페라리스 베르사체(Gianni Versace SpA) 대표이사는 향후 3~5년 뒤 기업공개(IPO)를 위해 "소수지분 매각에 착수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페라리스는 10월~11월에 소수지분을 공개매각할 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베르사체는 성장전략을 짜기 위해 골드만삭스와 이탈리아 투자은행인 Banca IMI를 관련 주관사로 선정했다.

베르사체는 소수지분으로 40%가량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한국 패션기업과 인수협상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특히 이랜드가 눈독을 들인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랜드는 유럽 명품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제휴를 맺어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고를 높이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깊숙이 유통망을 깐 이랜드로선 제품만 탄탄하면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는 반응이다. 그 까닭에 2011년부터 유럽 브랜드인 벨페, 만다리나덕. 코치넬리를 인수했고 베르사체도 그 연장선에서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르사체도 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랜드와 손잡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랜드 관계자는 "베르사체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제일모직과 LG패션도 각각 SPA사업과 아시아사업에 집중하는 까닭에 베르사체 인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국내 패션업계는 베르사체를 비롯한 유럽 명품의 매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브랜드가 보유한 유통망과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서 기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방향의 M&A를 국내 패션업체는 선호했다. 그러나 베르사체는 디자인과 가격면에서 기존에 국내 기업들이 전개하던 브랜드와는 전혀 달라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게 패션업계의 입장이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2011년 이전부터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 투자금에 대한 니즈를 밝혀왔다"며 "그러나 브랜드의 전통과 기술력을 놓고 국내 기업이 지분 인수에 뛰어들기엔 투자금 대비 시너지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패션업체 가운데 자본력이 있는 제일모직, LG패션, 이랜드, 한섬, 신세계, 코오롱 등은 포트폴리오를 놓고 볼 때 베르사체 등의 유럽 명품의 매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업체가 베르사체 지분 인수를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높은 가격이다. 베르사체의 지난해말 매출액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4억870만 유로(6967억 원), 4450만 유로(637억 원)다. 지난해 카타르가 이탈리아 발렌티노 패션그룹을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32배인 14억 유로(2조2812억 원)에 매입했다.

이런 가치척도를 적용하면 베르사체의 가치(EBITDA*32)는 14억2400만 유로(2조4715억 원)에 달한다. 단순계산으로 소수지분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하고도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을 오르내릴 수 있는 셈이다.

한편 베르사체 지분은 베르사체 가문이 100%를 확보했다. 1997년 피살된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의 조카딸 알레그라 베르사체 벡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알레그라의 어머니 도나텔라가 20%, 알레그라의 삼촌 산토가 30%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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