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04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클럽Q안성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 골프장 최초로 M&A에 성공했다. 이번 매각에서는 예금보험공사의 현명한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행 가능성은 없지만 높은 변제율이라는 명분을 선택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변제율은 낮지만 확실한 자금회수라는 실리를 선택한 덕분에 M&A가 성사될 수 있었다골프클럽Q안성의 회생계획에는 M&A절차를 포함한 M&A형 인가 외에도 골프장 회원들이 제출한 존속형 인가 방식이 있었다. 존속형 인가는 입회금 반환 채권을 출자전환 해서 회원들이 직접 골프장을 운영하며 빚을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신탁채무 100% 변제를 약속했다.
선순위 담보 신탁채권을 가진 MG새마을금고가 2개의 회생계획안 모두에 신탁채권 동의 해지 서류를 작성해준 것과 달리 후순위 담보채권자인 예금보험공사는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선순위 담보 신탁채권자는 회생계획안이 실패하더라도 공매를 통해 자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지만, 후순위 신탁채권자는 회생절차가 실패하게 되면 한 푼도 건질 수 없다.
존속형 인가는 제출 당시부터 이행 가능성에 지속적으로 의문이 제기됐다. 존속형 인가에 따라 골프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한데 당장 운영자금이 부족했다. 단기차입금이 필요했지만, 회생기업에 정상적인 투자를 진행할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여곡절 끝에 이트레이드증권으로부터 60억 원 투자를 약속받았지만, 구속력 있는 투자확약서(LOC)가 아닌 투자의향서(LOI)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제때 갚지 않으면 골프장 운영권과 처분권까지 갖는다는 조건이 전제돼 있었다. 운영권이 넘어가게 되면 추후 투자받는 계약도 깨지게 돼, 결국 회생절차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골프클럽Q안성에 앞서 가산노블리제컨트리클럽이 존속형 인가 방식으로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외부 차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생계획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출자전환한 회원뿐만 아니라 신탁채권을 대위변제한 유진그룹에서도 자금회수 방법이 막막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예금보험공사의 입장에서 신탁채권 100% 변제를 약속한 존속형 인가를 선택하는 것이 명분상 보기 좋을 수 있다. 해당 부실 채권을 보유한 저축은행의 예금주들에게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통해 부실채권을 100%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회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골프클럽Q안성의 회원들이 구성한 운영위원회 탓으로 돌리면 될 일이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는 명분보다는 적은 금액이라도 확실하게 변제받을 수 있는 M&A형 인가를 선택했다. 사실상 이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존속형 인가보다는 M&A형 인가에 신탁해지 동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실리를 챙기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실리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지만 사실 그동안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저축은행의 자산 관리에서는 명분을 찾거나 수동적인 모습을 취해왔다. 이번 골프클럽Q안성에서 실리를 선택한 것은 시장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예금보험공사의 결정 덕분에 MG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예금자, 골프장 회원, 골프장 근무자 모두 회생계획 실패 혹은 청산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면하게 됐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국 골프장들 역시 회생의 한 방법으로 M&A를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예금보험공사도 현재 관리하고 있는 10여 곳이 넘는 골프장의 부실채권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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