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0월 24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이 경영권 불안을 해소한다. 회사를 지주사(㈜일동홀딩스)와 사업자회사(㈜일동제약)로 쪼개는 분할작업에 이어서 주식 스왑을 추진해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강화할 계획이다.지주사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윤원영 회장 등 특수 관계인→일동홀딩스→일동제약'의 지배구조가 구축된다. 윤 회장 등은 주식스왑으로 일동홀딩스 지분 50% 안팎을 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말 기준 일동제약 오너 윤원영 회장을 비롯한 특수 관계인 지분율은 34.16%에 달한다. 지분을 넉넉하게 보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녹십자(15.35%), 이호찬 등 개인주주(12.74%), 피델리티 펀드(9.99%) 등의 주주가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면 일동제약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 일동제약 지분 7%를 보유했던 개인주주 안희태 씨는 일동제약 오너가와 굵직한 경영 현안을 두고 빈번하게 충돌했다. 일동제약 오너가는 지난 2월 웃돈을 얹어 안희태 씨 측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 강화를 위한 걸림돌 하나를 제거했다. 하지만 여전히 녹십자 등의 위협은 상존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권 불안을 말끔하게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경영권 강화 작업의 그림자도 있다. 지주사 전환의 과실이 오너일가에게만 돌아가고 오너일가를 제외한 주주는 그 혜택에서 소외되기 때문이다.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공고히 할 일동홀딩스는 알짜 자회사 일동후디스, 유니기획, 일동생활건강, 루텍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알짜 자회사를 넘겨준 소액주주는 제네웰(4.7%), 파인켐(12.3%) 등 비핵심자산만을 보유한 사업자회사만 떠안게 된다.
심지어 분할을 위해 부채를 나누는 작업도 오너일가에게만 유리하게 진행된다. 일동홀딩스가 차입금을 비롯한 부채를 상대적으로 적게 덜어가기 때문이다. 실제 분할 전 일동제약의 부채비율(올해 6월말 기준)은 91.8%이지만 일동홀딩스의 부채비율은 39.2%로 크게 낮아진다. 반면 사업자회사가 짊어질 부채는 상대적으로 더 무겁다. 분할 후 사업자회사 일동제약의 부채비율은 109%에 달해 일동홀딩스(39.2%) 수준을 크게 웃돈다.
일동제약의 경영권 강화 작업은 꼼수란 지적이 많다. 소액주주가 알짜 자회사의 지배력을 상실하고 부채부담이 높은 사업자회사 지분을 떠안는다. 아울러 오너일가는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권을 강화하면서 증여세를 비롯한 관련 비용도 거의 내지 않는다. 일동제약 오너일가는 경영권 강화를 위한 사회적비용을 소액주주에 떠넘긴 셈이다. 일종의 '무임승차'다.
물론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비슷한 방식으로 경영권을 강화했다. 하지만 다수의 업체가 같은 방식을 취했다고 해서 꼼수가 정수(正手)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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