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캐피탈 신용등급 상향은 올해 최악의 평가? 매각 가능성에 따른 불확실성 미반영에 따른 논란 확대
서세미 기자공개 2013-11-05 10:01: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04일 13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 상향(A+→AA-)으로 크레딧 시장이 시끄럽다. 민영화가 물 건너간 산업은행이 매각 대상으로 분류해 놓은 산은캐피탈을 AA급으로 상향하는 것이 내용상 적정하고 시기상 적절한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신용평가사들과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매각 시기와 대상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지배구조와 관련된 이슈를 신용등급에 반영하기는 이르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매각 계획을 밝힌 이상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여태까지 지배구조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신용평가사들의 예외적인 태도에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은캐피탈의 끈질긴 작업(?)과 지주사의 압력이 신용등급 상향으로 이어졌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 매각 방침인 산은캐피탈인데…정부 매각 방침을 무시?
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 상향에 여러 시장 전문가들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매각 이슈가 있는 기업의 신용등급을 올린 적은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이번에 신용평가사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어 "산은캐피탈은 최근에 매각 이슈가 나오면서 기피하는 종목 중 하나였다"며 "발행사와 신용평가사가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덧붙였다.
A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올해 최악의 신용등급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말이 안되는 등급 상향"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신용평가사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여전사의 신용도에는 모기업 지원 가능성이 크게 반영된다. 여전사들은 시장경색으로 자금회수가 안될 경우 유동성 제약이 생기기 때문에 다른 업종들에 비해 모기업 지원가능성이 중요하다. 산은캐피탈이 금융위기 이후 대규모 부실자산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됐을 때도 A+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은행이라는 든든한 의 뒷받침이 있어서 가능했다. 향후 산은캐피탈이 AA등급 이상의 우량 금융사에 매각이 된다고 하더라도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의 지원여력이 반영된 현재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
신용평가사들도 모기업 지원가능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본평가를 통해 "산은캐피탈의 신용도는 모회사의 지원가능성에 영향을 받고 있어 향후 추진상황과 인수주체에 따라 신용도가 변동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산은캐피탈의 매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 이에 대한 리스크를 신용등급에 반영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NICE신용평가는 "산은캐피탈은 정부가 발표한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방안'으로 인해 지배구조 변경가능성이 발생했지만 구체적인 자회사 매각 시기·방법 등은 시장수요와 여건을 고려해 조율될 예정이라 지배구조 변경이 현실화되기 까지는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재 산업은행의 자회사 매각 추진에 앞서 이뤄져야 할 통합산업은행 출범 등 정부의 정책금융개편안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자회사 매각도 초기 계획 단계라 실제 실행 여부나 시기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향후 KD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매각이 구체적으로 확정·추진되는 시점에서 지배구조 변화와 대주주의 지원가능성 등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참가자들 중 일부는 이 같은 입장에 동의했다. B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산은캐피탈이 산업은행에서 떨어져 나온다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지만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책 변경 가능성이나 업황 부진 등을 고려할 때 매수자가 나올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C 크레딧 애널리스트 또한 "아직 산은캐피탈의 매각 가능성을 고려해 신용등급을 반영하기에는 실행 여부나 매각 대상이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행 시점을 떠나서 정부가 매각 계획을 발표한 이상 이를 신용등급에 반영해야 한다는 견해가 다수다. D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산은캐피탈의 매각 의지를 강력하게 제시하고 있는 상황인데 산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올린 것은 신용평가사가 정부의 계획을 무시한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은캐피탈에게 산업은행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라며 "매각 여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산은캐피탈이 산업은행을 떠나 독자적을 설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산은캐피탈은 여기에 대해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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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자산 정리 등 자산건전성 제고는 인정
산은캐피탈이 금융위기 이후 문제가 됐던 부실자산을 일정 수준 정리하고 충당금을 늘리면서 자산건전성이 제고된 것에 대해서는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C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산은캐피탈의 등급 상향 얘기는 2년 전 부터 있었다"며 "그 때 평가사들이 요구한 것이 부동산 PF와 선박금융 관련 부실 자산이 많으니 털어내라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부실 자산 청산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수익성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산은캐피탈은 2010년 말 2000억 원에 달했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722억 원으로 축소됐다. 또 충당금은 고정이하 여신 대비 203.8%의 규모로 충분히 적립하고 있어 요주의 여신의 일부 부실화에 대해서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지난 6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여신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각각 10.9%, 2.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용등급 형평성 측면에서 봤을 때 신용등급 상향이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상위 여전사 중 신용등급이 A급인 곳은 아주그룹 리스크가 있는 아주캐피탈과 부실자산 리스크가 있는 산은캐피탈이었는데, 산은캐피탈의 부실이 어느 정도 정리됐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올려주지 않을 수 없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건설PF때문에 어려웠던 우리파이낸셜의 신용등급이 AA-로 상향한 상황에서 산은캐피탈이 우리파이낸셜과 비슷한 반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등급 상향 논리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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