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부회장 떠난 삼성물산, 앞날은 해외사업 등 외형성장 차질…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 변수
길진홍 기자공개 2013-12-03 11:30: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2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내놓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해외 사업에 기반 한 외형성장 전략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그룹 내 건설부문 통합 등 소유구조 변화 과정에서 역할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2일 삼성그룹은 GE 출신으로 삼성카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치훈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겸 건설부문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부임 후 4년간 삼성물산을 이끌어 온 정연주 부회장은 상근 고문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표이사 사임으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사업 재편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 혁신을 선도할 참신한 인물 중용했다"며 "정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스스로 용퇴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임 소식이 전해지면서 삼성물산 직원들은 당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올 들어 사상 최고 해외수주 실적을 눈앞에 두고 수장이 교체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삼성물산 경영전략에도 당분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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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 정 부회장 취임 후 체질 개선과 함께 외형성장을 일궜다. 단순 도급사업을 지양하고 금융을 접목한 사업제안형 등으로 수주 영역을 넓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에도 해외수주를 기반으로 건설부문 신규수주가 연간 10조원을 웃돌았다. 올 들어서는 3분기 해외 신규수주가 12조 원으로 연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건설부문 매출 규모가 1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사장은 해외사업 원가 부담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외형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합병 등 그룹 소유구조 개편 과정에서 역할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꾸준히 장내 매수하면서 흡수합병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합병을 이끌 실무 주체로 정 부회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삼성물산의 대표이사가 부회장급에서 사장급으로 격하되면서 힘이 빠지는 모양새가 됐다. 장기적으로 삼성물산 상사와 건설부문 분할 후 재통합이라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해외사업 중심의 수주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배구조 변화 측면에서 삼성물산 지위가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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