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경제, 헤지펀드가 필요한 이유 [하우스 분석]②김학주 한가람투자자문 CIO(부사장)
이승우 기자공개 2013-12-09 11:37:22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6일 16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닥터둠(Dr.DOOM:비관론자)으로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학주(사진) 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그 당시의 현실을 본 것일뿐 원래 비관주의자가 아니다"라며 그 별명을 거둬주길 간곡히 부탁했다. 현재의 시장 전망도 낙관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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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종목을 잘 찍어서 오래 두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저성장 시대가 됐다. 하락을 방어하는 전략(숏)을 사용하는 헤지펀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한가람투자자문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리서치와 탐방 베이스의 가치투자 시스템을 기반으로 헤지펀드 운용에 대비한 프로세스를 구축 중이다. 김 부사장의 최대 임무다.
헤지펀드 전문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주먹구구식 전략에 대한 수정과 더불어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세한 국내 프라임브로커(PBS)를 경쟁력 있는 곳으로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프라임브로커를 국내 금융회사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를 양성하기 위해 외국계의 진입을 제한했는데 헤지펀드가 자금 차입을 할때만 해도 외국계의 몇 배의 금리로 빌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 프라임브로커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너무 제한돼 있다는 것이다. 대차를 할 수 있는 국내 주식 유동성이 부족한데다 외국회사 주식은 빌리는 자체가 힘들다는 것.
운용 전략 자체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선호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을 분류해 단순히 매수와 매도 전략을 취하는 게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그에 맞는 롱숏 전략을 정확히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현대차와 현대위아의 상관관계를 파악해 두 종목을 충분히 헤지 전략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수와 수출에 있어 두 기업은 서로를 보완한다는 논리다.
"선호하는 종목을 롱하고, 싫어하는 종목을 숏 치는 단순한 운용이 헤지펀드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단순히 리스크를 더 키우는 방법이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은 상당히 낙관적이다. 내년 정도까지는 시장이 흥분할 만큼 아직 유동성이 풍부하고 또 경기도 실질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자산가격 상승으로 인한 과소비의 해소가 지난 5년동안 이뤄졌다고 본다. 이제는 다시 성장의 흐름으로 복귀할 것이다."
계층간 불균형의 해소 조짐도 보이고 있어 소비 진작을 예상했다. 특히 기업의 보유 현금을 배당이나 투자로 유도하려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또 미국의 이란 제재 완화는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부추겨 제조업 부흥을 가져올 것으로 봤다.
지역간 불균형의 핵인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동안 전세계의 공장으로 제조업체가 쏠렸지만 미국과 유럽이 다시 이 제조업을 자국으로 복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 용어로 리쇼어링(Reshoring)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중국의 환경문제, 선진국의 정체된 성장 등의 원인으로 제조업의 리쇼어링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 불균형 해소와 더불어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다."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이미 주가는 선반영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실제로 회복되는 것을 보게되면 시장은 한번 더 흥분할 것이라고 한다. 20~30% 정도 상승 여력이 더 있다는 것이다.
리스크로 정치 문제를 꼽았다. 장성택 실각 등 북한의 혼란스러움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봤다. 또 전세시장이 죽고 월세로 전환이 급속히 이뤄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목했다.
업종별로는 경기민감주에 주목했다. 중국과 선진국 등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 화확과 철강 자동차 IT 업종 등이 큰 재미를 볼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안화의 강세는 중국 구매력의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분석도 했다. 조선업종은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생활의 혁명을 불러 오는 혁신적인 업종으로 제조업체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회사를 꼽았다.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회사가 제조업의 상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가람자산운용에서의 목표로 "제대로 된 프로세스로 고객의 신뢰를 받는 운용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수가 고수를 알아본다고 했다. 가치투자의 산증인 박경민 대표와 함께 괜찮은 자문사, 혹은 운용사를 만들어 보겠다."
▲김학주 부사장(CIO) 프로필
△학력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영국 University of Edinbrugh
△주요 경력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2006년~2010년)
-우리자산운용 CIO(2012년~2013년)
-한가람투자자문 CIO(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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