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녹십자, 일동제약 인수 노리는 이유는 매출구조 다변화로 시너지 창출 가능… 높은 브랜드 파워도 매력

정호창 기자공개 2014-01-22 08:16:09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1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 그룹이 일동제약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주력 사업이 달라 매출구조의 편중을 상쇄할 수 있고, 일동제약의 높은 브랜드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일동제약 관계사인 일동후디스와 연계해 유아 산업 진출 확대를 노릴 수도 있다.

녹십자는 일반 제약사와 달리 혈액제제와 백신 등 비화학물의약품의 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반대로 일동제약은 일반의약품과 복제약(제네릭)의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화학물의약품 위주의 매출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두 회사가 결합하면 각각 한 쪽으로 쏠린 매출구조의 편중 문제를 상쇄해 안정적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녹십자는 최근 수년간 화학물의약품 매출 확대와 신규 사업 진출 등에 힘쓰며 매출구조 다변화를 모색해 왔다. 일동제약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이런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을 일부 덜게 되는 셈이다.

그룹 외형이 확대되며 업계 위상이 올라가는 효과도 있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이 손을 잡으면 연 매출 1조 원 이상을 올리는 대형 제약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업계 1위인 동아제약을 제치고 왕좌에 앉게 되는 셈이다. 제약 시장에서의 인지도와 영향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고, 원재료 구입 등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동제약의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장점도 있다. 일반 대중에게는 '녹십자'보다 '일동' 브랜드의 인지도가 더 높다. 녹십자의 의약품은 선뜻 떠올리기 쉽지 않지만, 일동제약하면 '아로나민골드'를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출시된 지 50년이 넘는 장수제품인데다 긴 세월 TV 광고를 집행하며 브랜드 파워를 쌓았기 때문이다.

녹십자 그룹은 일동제약의 개별 제품명 뿐 아니라 '일동'이라는 사명의 브랜드 가치도 높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동제약 인수 후 일반의약품 계열의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케어 사업 등에 진출할 때 인지도 높은 '일동' 브랜드를 활용해 고객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동제약 관계사인 일동후디스와의 사업 연계도 녹십자 그룹이 기대하는 시너지다. 녹십자는 국내 분유시장에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이어 3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일동후디스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과거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었다.

녹십자가 일동후디스를 눈여겨보는 이유는 유아 산업 때문이다. 녹십자는 수년전부터 유아 산업 진출을 모색해왔다. 유아 산업이 안정적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성장성을 갖춘데다, 녹십자가 이미 영유아 백신 등 연결고리가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령제약이 보령메디앙스를 성공시킨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이다. 이런 전략에 따라 녹십자는 2012년 프랑스 제약업체 유나이티드 파머수티컬(UP)과 제휴해 프리미엄 맞춤형 분유 '노발락'을 들여오며 국내 분유시장에 진출했다. 또 자회사인 녹십자랩셀을 통해 제대혈 보관 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녹십자 그룹이 일동제약을 인수하면 일동후디스와 연계해 유아 산업 진출을 확대하고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 일가가 41%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일동제약도 29.9%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연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일동후디스를 우군으로 맞게 될 경우 이금기 회장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 회장은 1960년 일동제약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올라 26년간 일동제약을 이끈 제약업계의 간판 경영인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