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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 공략법' 달라지나 기아차 과거 직영전환 등 통해 실적 급증..공격영업 벤치마킹

박창현 기자공개 2014-01-24 10:11:00

이 기사는 2014년 01월 22일 10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해외 영업망 강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현지 딜러 판매 체제를 직영 판매법인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는 과거 기아자동차의 해외 진출 전략과 유사하다. 기아차 수출 신화의 일익을 담당했던 김용환 부회장이 현재 현대자동차의 전략기획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딜러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유럽 현지 대리점을 직영 판매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대리점 인수 등 다양한 실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리점 직영화는 영업력 강화 목적이 크다. 판매법인 전환 시 차 값 책정과 할인 정책, 광고 등 마케팅 및 실적 관리 차원에서 보다 유연하고 효과적인 전략 구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초기 출자금과 인력 보강 등 비용 부담이 따른다.

현대차가 유럽에서 공격적인 영업망 구축에 나서는 이유는 판매량 정체 영향이 크다. 현대차는 지난해 유럽에서 총 40만 8000대의 차를 팔았다. 2012년에 비해 2.2% 줄어든 것으로 현대차의 유럽 판매실적이 감소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미국과 함께 주요 수출시장인 유럽에서 판매 정체 조짐이 보이면서 영업망 강화 조치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기아차가 과거 판매법인 확장 전략을 통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당시 기아차에서 해외 영업을 총괄했던 수장은 바로 현대차그룹의 김용환 부회장이다. 김 부회장은 2001년 현대차 유럽법인장을 거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기아차는 먼저 대리점 형태로 유지됐던 해외 유통망을 현지 판매법인 형태로 대거 전환했다. 벨기에와 체코, 영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판매법인이 이즈음 설립됐다. 이후 호주와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판매법인도 만들어졌다. 대형 판매법인 아래로 중소형 법인들이 거미줄과 같은 영업망을 구축해 나가면서 마케팅 역량이 크게 강화됐다.

기아차 국내외 판매량 추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김용환 부회장이 기아차 해외 영업 담당. 2006년 한 해만 현대차 해외영업 담당. 2007년 해외 판매 실적에 슬로바키아 공장 판매량 포함

<출처 : 금융감독원>

공격적인 판매망 확충은 수출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2002년, 44만 9824대 수준이었던 수출 판매대수는 이듬해 53만 8902대로 전년대비 20% 가량 증가했다.

2004년은 더 극적이었다. 내수 부진으로 국내 판매량은 20% 이상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량은 전년 대비 41.2% 늘어난 76만 786대를 달성했다. 특히 현지 판매법인을 대거 구축한 유럽시장은 48.7%의 성장 폭을 보였고, 기아차는 2년 연속 성장률 1위 메이커로 떠올랐다.

2005년 이후에도 국내 판매량은 제자리 걸음에 머물렀다. 하지만 수출 판매량은 2005년 10%, 2006년 3.7%, 2007년 13%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미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유럽 주요 대리점의 직영화 이후 딜러망을 내실 있게 구축한 것이 괄목할 만한 실적 증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탄탄한 현지 영업망을 마련하면서 자동차 시장이 호황이던 지난 2009년과 2010년 더 큰 과실을 거둘 수 있었다. K시리즈 등 신차 판매 호조와 해외 판매법인의 안정적인 운영에 힘입어 두 해 연속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고, 매출액도 2조 원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기아차는 현지 해외법인을 대거 확충해 공격적인 영업 활동에 나섰다"며 "국내 생산 물량이 해외 판매법인에 바로바로 떨어지면서 주재원들의 업무 강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 시기를 견디고 현지 판매법인들이 안정화되면서 현재까지도 해외 시장 특히 유럽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는 경쟁사들의 파상 공세 탓에 유럽에서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기아차는 32만 9000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소폭 늘었다.

결국 현대차도 촘촘한 현지 판매법인화 전략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아차도 급속도로 늘어난 현지 판매법인 관리에 점차 부담을 느끼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다 효과적인 판매법인 구축 방안을 마련한 것이 또 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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