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주가 급락 배경은 3년전 ELS 만기 코앞, 헤지 청산물량 배가..ELS 발행사가 매도 집중
이승우 기자공개 2014-02-10 09:23: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06일 17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의 최근 주가 급락이 주가연계증권(ELS)의 헤지물량 출회로 인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1년 삼성증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가 녹인(Knock-In) 구간에 진입하자 헤지 물량이 대거 매도로 나오면서 낙폭이 동종업종에 비해 대폭 커졌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삼성증권 주가는 7% 이상 폭락했다.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창구에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 이튿날은 우리투자증권이 매도에 가세했다.◇줄줄이 녹인, 매수 헤지→매도 전환
삼성증권이 지난 5일 내놓은 'ELS 기초자산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증권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돼 최근 녹인 구간에 근접 또는 진입한 ELS는 1000억 원을 넘는다. 발행가격이 7만~7만 4000원에서 형성돼 있는 ELS가 149억 원, 7만 5000~8만 원 사이가 898억 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녹인 진입 주가는 4만 원 근방에 대부분 포진돼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지난 2011년 3월18일 3년 만기로 발행한 ELS4227회차의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증권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했다. 현대건설은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삼성증권의 경우 발행가격 7만 6400원의 55%(녹인 레벨)인 4만 2020원 아래로 내려갔다.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서 ELS 발행사인 우리투자증권은 기초자산인 삼성증권 주식을 시장에 매도하게 됐다. 기초자산 주가가 발행가 대비 상승하면 매도 헤지를 하고 녹인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하락하면 발행사는 해당 종목을 매수 헤지한다. 그러다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매수 물량을 모두 매도로 전환하게 된다. 매도 전환을 통해 손실 리스크를 털어내는 것이다.
2011년 발행분의 경우 만기가 2개월 남짓이어서 발행액 대비 헤지 물량이 많았다. 만기 도래시 지난 3년간의 수익을 보장하려면 레버리지를 높여 매매이익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헤지 포지션 규모도 커져 있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ELS 잔여만기가 수개월로 줄어들면 헤지를 위한 레버리지가 발행액 대비 3~5배 정도 된다"며 "최근 녹인 구간에 진입한 삼성증권 기초자산 ELS의 경우 만기가 1~2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아 헤지 청산 물량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발행가격 7만~8만 원 사이 삼성증권 주식을 기초로 발행된 ELS로 인해 시장에 쏟아진 물량이 3000억~5000억 원 가량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증권사 ELS, 가속 페달
삼성증권 주식을 기초로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은 주가 급락 당일인 4일 합심해서 주식을 던졌다. 전날까지 며칠동안 순매수를 보였던 한화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 창구에서 순매도 전환이 이뤄졌다. 2011년 삼성증권 기초자산 ELS를 발행한 증권사들이다. 이미 녹인 구간에 진입 또는 대기중인 삼성증권 기초자산 ELS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4일 ELS 헤지 청산 물량이 쏠렸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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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녹인 레벨 근방에 왔고 4일 증시가 안 좋아지면서 녹인을 우려한 발행사들이 대거 ELS 헤지 물량을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증권 기초자산 ELS 발행이 많았던 몇몇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도 물량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5일에는 전날까지 순매수를 보였던 우리투자증권이 23만 주가량을 매도 물량으로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ELS를 넉인 구간에 진입시키기 위해 공매도 물량이 동원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도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삼성증권 주식 전체 거래량의 40% 정도가 공매도 물량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들어서도 이 비중이 10~30% 가량 유지됐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가 녹인 주가 근처에 오게 되면 발행사는 차라리 녹인에 진입시키는 게 유리하다"며 "삼성증권의 경우 공매도 세력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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