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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큰손 LG그룹, 전자산업 한계 극복할까 [그룹조달&신용이슈]회사채 투자자 선호 그룹 불구 전자업황 특수성 따른 실적 변동성 '주목'

서세미 기자공개 2014-02-19 11:06:47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여러모로 회사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요건을 두루 갖췄다. 꾸준한 발행으로 유통 물량이 많고 대부분 계열사가 AA급에 포진해 있어 신용도가 우수하다. SK그룹과 다르게 경영권과 관련한 위험이 부각되지도 않았다. 최근에는 차입금 만기 장기화에 나서면서 재무 안정성도 개선됐다.

하지만 LG그룹에 대한 전망이 장미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 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실적이나 관련 시장 상황에 따라 전체 그룹의 신용도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 산업은 변동성이 높아 위험을 낮추기 위해선 대규모 유동성 확보와 보수적인 차입금 관리가 필수다. 올들어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LG전자의 신용등급을 Baa3로 하향하면서 LG그룹에 대한 위기의식도 확대됐다.

◇ LG, 금융위기 이후 매년 2.5조~4조 상당 회사채 발행…만기구조 장기화

LG그룹은 지난해 SK그룹 다음으로 많은 총 3조 3200억 원 어치의 일반 회사채(사모사채 포함)를 발행했다. 차환수요를 고려하더라도 1조 9800억 원을 순발행했다.

LG그룹은 2009년부터 꾸준히 연간 2조 5000억~4조 원 정도를 회사채 시장을 통해 조달했다.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감안해도 5년간 연 평균 2조 원 가까이를 순발행했다.

특히 2011년에는 상환금액인 5534억 원보다 7배 이상 많은 4조 1006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차입조달을 대폭 확대했다. 2010년부터 전자 부문의 실적이 하락한 가운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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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가 뒤늦게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디스플레이 패널도 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런데도 전자·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외부 조달이 불가피해졌다.

내부 현금흐름을 상회한 투자 부담은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그룹 합산 총차입금은 2009년 17조 9960억 원에서 2011년 26조 9750억 원으로 늘어났다.

현금흐름이 회복하기 시작한 2012년부터는 차입 부담이 줄어들었음에도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은 계속됐다. 금융위기 이후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차입금 만기구조 장기화가 꾸준히 진행된 결과다. LG그룹은 2008년 12조~13조 원에 달하던 단기차입금을 2012년 6조 원 정도로 줄였다. 반대로 장기 차입금은 8조 원 정도에서 17조 원 정도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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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 올해 2.5조 만기도래… 투자규모는 16.5조

올해도 LG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환수요가 많은데다가 투자도 지난해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 LG그룹의 차환 수요는 2조 4601억 원이다.

LG그룹은 지난 13일 기준 이미 한달 반 만에 6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LG전자가 만기를 3년, 5년, 7년, 10년으로 나눠 총 5000억 원을 조달했다. LG실트론은 지난 7일 사모사채로 300억 원을 조달했으며, 서브원은 14일 1000억 원 어치 3년물을 발행했다.

LG생명과학은 2월 중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5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고, LG유플러스는 3월에 2000억 원 회사채를 발행한다. 알려진 발행금액만 해도 8800억 원에 달하는 셈이다.

LG그룹은 올해 16조 5000억 원 상당을 투자할 계획이다. 대부분은 현재 LG의 주력 산업 우위를 강화하기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생산라인 증설 등으로 각각 3조 원, 3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LG화학과 LG유플러스도 각각 1조 9500억 원, 2조 2000억 원을 투입해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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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투자자들은 LG그룹의 발행 소식을 반기고 있다. LG그룹은 대부분 계열사들이 AA급이라 전반적인 신용도가 우수한데다가 발행 물량이 많아 유통이 활발하다. SK그룹의 SK건설이나 SK해운처럼 신용 이슈가 크게 불거진 계열사도 없는데다 최근 경영진과 관련 이슈가 제기되지도 않았다.

지난해 LG그룹이 발행한 회사채 중 미청약이 발생한 거래는 단 한 건. LG CNS(AA-, 안정적)가 지난해 5월에 발행한 1000억 원 어치 5년물 중 500억 원이 미청약됐다. 그 외 나머지 2조 7800억 원은 전부 수요예측 절차를 통해 배정이 완료됐다.

올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LG전자 역시 5000억 원 발행에 총 1조 1000억 원의 투자 수요가 몰렸다. 서브원 또한 1000억 원 발행에 4500억 원의 돈이 몰렸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LG그룹은 발행 시장 뿐 아니라 유통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다"며 "AA급 계열사가 많아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하게 자금조달 하고 있는 그룹 중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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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 전자 산업에 대한 의존도 높아…업황에 따른 실적 변동성 유의

하지만 LG그룹 회사채의 인기가 오랫동안 이어질지는 의문이라는 게 시장의 지적이다. LG그룹은 전자 산업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아 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등 주력 계열사들은 2012년 실적이 개선되면서 전반적으로 신용도가 상향됐지만 불과 한 해 전인 2011년만 해도 다수 계열사가 실적 부진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LG디스플레이(AA-)는 2011년 10월 등급전망이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LG이노텍(A+)도 2011년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가 2012년 10월 들어 다시 '안정적'으로 조정됐다.

LG유플러스(AA0)의 경우 2010년 초부터 신용등급 상향을 위해 '긍정적' 등급전망을 받았으나 좀처럼 실적이 호전되지 않아 3년이 지나서야 신용등급이 AA-에서 AA0로 상향됐다.

그만큼 업황 변화로 인한 실적 변동폭이 크다는 의미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전자산업 고유의 높은 실적 변동성이 그룹 현금창출력과 이익 규모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기준 전자부문이 그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59%, 60%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은 화학으로, 전체 EBITDA와 총차입금의 각각 24%, 1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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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시장지위 상향 노력에도 불구하고 LG그룹 전자부문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7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LG전자 신용등급 하향(Baa2→Baa3) 결정은 이에 대한 방증이다.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하향한 배경에는 LG전자의 실적이 업황 변동성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시장지위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띄고 있는 상황에서 5%대에 머물러 있는 점유율이 사업 안정성을 낮춘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전자·IT업종은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LG그룹은 전자 비중이 높아 향후 업황 변화에 따라 사업이나 재무 안정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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