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밸류운용, '포스트 이채원' 준비하나 새내기 펀드에서 부책임역 맡아..기존 12개중 11개 책임역
박상희 기자공개 2014-02-20 11:01: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7일 1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하 한국투자밸류)이 최근 중소형주펀드나 배당주펀드를 출시하면서 책임운용역을 '간판'인 이채원 부사장이 아닌 다른 펀드매니저에게 맡기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한국투자밸류가 그동안 표방해 온 '가치투자'에서 벗어나 '포스트 이채원 시대'에 대비한 다각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17일 한국밸류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최초 설정된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증권투자신탁'의 책임운용역은 김동영·장동원 매니저다. 같은 날 출시된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증권투자신탁'의 책임운용역은 김동영·방원석 매니저다. 이 부사장은 이들 펀드에서 부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다.
책임운용역은 펀드 운용에서 주요 운용권한을 갖는다. 부책임운용역 역시 중요한 자산에 대한 운용권한을 보유하고 있지만 권한과 책임 소재가 책임 운용력에 비해 떨어진다. 한국밸류중소형펀드와 한국밸류배당펀드의 실질적인 운용 권한은 부책임역인 이 부사장이 아니라 책임역에 있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2006년 한국밸류운용 설립 이후 출시된 '한국10년투자' 시리즈 펀드에서 책임매니저로 활약해 왔다. 한국밸류중소형펀드와 한국밸류배당펀드 출시 이전까지 선보인 12개 '한국10년투자' 시리즈 중에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증권전환형투자신탁 1(주식)'을 제외한 모든 펀드의 책임 운용역이 이 부사장이다. 클래스펀드 포함시 35개 펀드 중 34개 펀드의 책임운용역을 맡아 왔다. 사실상 한국밸류운용에서 출시한 모든 펀드의 탄생부터 운용까지 모든 과정이 이 부사장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비중이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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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 부사장이 한국밸류중소형펀드와 한국밸류배당펀드에선 부책임역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난 것에 대해 그의 전문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가치투자의 전도사로 알려진 이 부사장의 트랙레코드에는 중소형주펀드나 배당주펀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투자 대상을 중소형주나 배당주에 집중한다고 해도 '10년투자'시리즈 펀드의 한 종류인 만큼 장기로 접근해 저평가된 우량주를 골라 투자한다는 가치주 중심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 더욱이 책임역인 김동영 매니저나 장동영·방원석 매니저 역시 이들 펀드에 대한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세대교체에 해석의 무게를 두고 있다. 두 펀드에 책임 매니저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김동영 매니저는 이 부사장과 함께 한국밸류운용 출범부터 8년 가까이 함께 일해 왔다. 누구보다 이 부사장의 운용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장동원과 방원석 매니저 역시 한투운용 공채 출신으로 이 부사장식의 가치투자 도제교육을 받아왔다.
이 부사장은 2000년 4월부터 2006년 2월까지 한국투자증권 고유계정을 맡아 가치투자로 435%의 수익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채원식 가치투자' 전략에 100% 신뢰를 보내며 자회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을 출범했다. 이후 이채원 사단은 10년 이상 장기로 가치주에 투자한다는 슬로건 아래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시리즈를 꾸준히 출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한국밸류운용이 중소형주펀드나 배당주펀드를 출시한 것부터 뭔가 변화의 바람이 시작된 것 아니냐고 의심해 볼 만 하다"며 "한국밸류운용의 간판 브랜드인 10년투자 시리즈 펀드에서 이채원 부사장이 책임역이 아니라 부책임역으로 한 발 물러선 것은 사실상 세대교체의 시작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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