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2월 26일 1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퀴티 거래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KB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과 함께 GS건설 유상증자 거래의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된 배경에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LIG투자증권 등 범 LG그룹 계열 증권사들 틈에서 주관사 자리를 꿰찼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간 GS건설 회사채 거래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면서 다진 사측과의 인맥이 빛을 발한 것으로 풀이된다.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523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표주관사로 우리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 2곳을 선정했다. 그 외 대우증권, 대신증권, KTB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LIG투자증권 등 5곳이 인수단으로 참여하게 된다.
당초 업계에선 LG투자증권이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의 단독 대표주관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우리투자증권이 LG·LS그룹 외에 범 LG가(家)로 통하는 GS그룹과도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처음 에퀴티 딜을 추진하는 GS건설은 자체적으로 유상증자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거래 구조를 짜는 과정 곳곳에서 우리투자증권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단에 속한 이트레이드증권과 LIG투자증권도 LG그룹 방계인 LIG그룹과 LS그룹 계열이란 점에서 일찌감치 딜 수임이 예상됐다.
반면 대형 에퀴티 거래 수행 경험이 부족한 KB투자증권의 등장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GS건설 유상증자는 KB투자증권이 그간 주관한 주식자본시장(ECM) 거래 중 가장 덩치가 크다. KB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부터 단 8건의 에퀴티 딜을 대표·공동주관하는데 그쳤다.
2011년 2500억 원 규모의 대한전선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공동주관한 것을 빼고는 이렇다 할 트랙레코드(주관 실적)가 없다. 100억~500억 원의 소규모 딜 수행이 대부분이었다. 하물며 유상증자 주관 건수는 2012년 한솔홈데코 거래(100억 원) 한 건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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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KB투자증권이 우리투자증권과 나란히 주관사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GS건설과 구축한 네트워크 때문으로 보인다. KB투자증권은 2010년부터 GS건설 회사채 발행 거래를 거의 전담하다시피 했다. 최근 3년 간 KB투자증권이 인수한 GS건설 채권 물량만 2000억 원(원화채권)에 육박한다.
GS그룹 내 다른 계열사의 채권 거래도 활발히 수행했다. 2011년 이후 GS건설과 자회사 파르나스호텔을 제외한 GS그룹 회사채 인수 규모는 총 1조 275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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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증권이 GS그룹으로부터 눈도장을 찍게 된 계기는 아이러니하게 회사채 청약 미달 때문으로 보인다. GS건설이 2012년부터 발행한 3건의 회사채가 잇따라 청약 미달됐다. 총 발행액 5800억 원 중 주관사의 미청약 인수분이 4800억 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초엔 KB투자증권이 회사채 대표주관 업무를 수행한 직후 GS건설이 '어닝 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다수 기관으로부터 거래 정지 처분도 받았다.
이같은 점을 의식해 GS건설이 KB투자증권에게 추가로 맨데이트를 부여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로 KB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는 별도로 GS건설과 그룹 측에 꾸준히 거래를 제안했고, GS로서도 어려울 때 도와준 IB를 외면할 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의 향후 회사채 발행 전략에 있어서도 KB투자증권의 입지는 중요하다.
KB투자증권 주관사 선정의 또 다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것은 GS그룹 내 에너지 기업인 GS파워다. 2012년 GS파워 지분 매각 당시 KB국민은행 컨소시엄이 50%를 양도받았다. 이후부터 GS파워는 주로 회사채 발행 대신 KB국민은행의 신디케이트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례를 기점으로 GS-KB 간 인연이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GS건설은 지난 18일 유상증자 관련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증권신고서 제출은 내달 주주총회 이후 이뤄질 걸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GS건설은 신주배정기준일(4월 24일)과 납입일(6월 12일) 등 남은 일정을 멀찌감치 잡아 놨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진행되는 이번 증자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비롯한 허씨 일가(지분율 29%)가 대거 사재출연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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