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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 리포트]]성주디앤디, 국내서 '외면'…中선 'MCM 사랑'국내시장 토종명품 '한계'...중국 이어 유럽진출 '해외 올인'

장소희 기자공개 2014-03-31 10:01: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몸통을 삼킨 꼬리'. 성주디앤디에 항상 붙는 수식어다. 독일 명품브랜드 엠씨엠(MCM)의 라이선스를 받아 한국에서 생산과 판매를 맡아온 성주디앤디가 지난 2005년 독일 MCM 본사를 전격 인수하며 이 같은 수식어를 얻었다.

올해는 MCM이 성주디앤디 품에 안긴 지 10년째 되는 해다. 그 사이 MCM은 국내시장에서 인기 브랜드로 떠오르며 토종 명품브랜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최근 주요 백화점 매장 매출이 급감하며 한계도 절감했다.

국내시장의 한계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듯, 성주디앤디는 이미 지난해 중국, 동남아시아에 이어 유럽시장에까지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승부수를 띄웠다. 앞으로 해외 진출을 통해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독일명품 이미지 품고 토종 명품으로 '정착'...품질 대비 고가격 '발목'

MCM로고
성주디앤디는 2002년 설립돼 MCM 제품 생산만 담당하던 회사였다. 생산한 제품을 '성주인터내셔날'이 판매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설립 이듬해 성주인터내셔날로부터 MCM브랜드 판매권까지 양수해 MCM브랜드 생산부터 판매까지 역할을 도맡게 됐다. 2011년부터는 특수관계회사인 '성주머천다이징'에 위탁했던 MCM 면세점 영업까지 맡으며 브랜드사업을 일원화했다.

성주디앤디가 MCM을 품은 이후 특히 신경 쓴 부분은 '고급화 이미지'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유럽 명품이미지는 물론 가격정책까지 이전과 동일하게 가져가며 기존에 소비자들이 MCM에 가지고 있는 인식을 그대로 이어가는데 초점을 뒀다.

제품 이미지를 이어가기 위해 MCM의 엠블럼(emblem)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썼다. MCM의 엠블럼에는 월계관과 다이아몬드 그리고 독일 뮌헨 사자가 담겨있다. 이 엠블럼은 MCM브랜드 탄생지인 독일 뮌헨시와의 연계성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유럽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 까닭에 MCM의 초기 제품에는 엠블럼이 그려진 소재를 이용한 것들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가격도 비교적 고가격 정책을 고수했다. 성주디앤디가 MCM을 인수하며 국내브랜드가 됐지만 고가격 정책을 유지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지킨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MCM 엠블럼이 들어간 제품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가격대가 더 상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화점 관계자는 "처음에 MCM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며 "국내 시장에 다양한 해외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오면서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인식이 생겨 이때즈음 MCM의 대부분 제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대비 소재나 디자인에 있어 업그레이드가 된 느낌을 주지 않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20대 여성 소비자는 "최근에는 색상이나 디자인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화려해 구매하더라도 활용도가 떨어질 것 같다"며 "같은 값이면 해외 준명품 브랜드 상품을 사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내 주요 백화점 매장을 중심으로 MCM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매년 10~20% 신장률을 기록하던 백화점 매출은 최근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백화점 1층 명품 매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MCM은 올해 백화점 일부 매장을 철수하고 매장위치를 바꾸거나 면적을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들어갔다.

◇'MCM사랑' 외치는 중국인...해외시장에 '승부수'

하지만 성주디앤디 전체 실적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593억 원이었던 성주디앤디 매출액은 지난해 3977억 원까지 커졌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성주디앤디 매출액은 4000억 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69억 원 규모에서 730억 원으로 커졌다. 영업이익률도 10%대에 불과했지만 5년 사이 18%대를 넘겼다.

성주디앤디 실적 및 재무현황

업계에서는 중국관광객들이 MCM 매출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관광객들의 접근이 쉬운 면세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2년 10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증가세를 잇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은 MCM이 국내에서 초창기 인기몰이에 나선 것과 같은 이유로 MCM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명품브랜드 이미지를 주는 엠블럼에 색상도 화려해서 중국 젊은층을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같은 이유로 국내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중국 패션시장 트랜드는 국내시장보다 한박자 늦게 돌아가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중국인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우리나라 브랜드들은 정작 국내에선 2000년대 초반에 유행하던 것들이 대부분이고 사실상 MCM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MCM상하이플래그십스토어
MCM상하이플래그십스토어(자료:MCM홈페이지)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중국인 관광객들의 멈출 줄 모르는 'MCM 사랑'이 성주디앤디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동남아시아, 나아가 유럽시장까지 바라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반응도 꽤나 뜨거운 편이다. 브랜드에 대한 입소문을 타고 매장 출점이 가속화되고 있다. 독일 브랜드라는 점을 활용해 지난 2006년 독일 베를린에 최초로 해외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고 이후 아테네, 런던, 취리히 등으로 출점을 이어갈 만큼 확장세를 펼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명품브랜드들만 입점 해있는 런던 해러즈 백화점에도 지난 2012년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의 경우 이미 베이징과 상하이를 중심으로 3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MCM브랜드 사업이 거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성주디앤디가 국내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사면초가에 놓일 뻔 했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에게서 희망을 찾은 셈"이라며 "이를 기회로 국내 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해외시장에 올인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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