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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가 캐나다 혈액제제 시장 진출하는 이유 캐나다서 기술력·안정성 인정받고 미국 진출 노릴 듯

정호창 기자공개 2014-04-07 09:49:42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11: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캐나다 혈액제제 시장 진출에 나서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제약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녹십자그룹은 캐나다에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추진 중이다. 녹십자는 이를 통해 알부민과 면역글로블린(IVIG) 등을 캐나다 의료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혈액제제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녹십자는 수년간 꾸준히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왔고, 궁극적인 목표는 전세계 혈액제제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이다. 녹십자는 지난해까지 미국에서 면역글로블린(IVIG)과 혈우병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진행해 왔으며 현재 FDA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십자가 해외진출국으로 캐나다를 선택한 것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과 안착이 쉽기 때문이다. 혈관에 직접 투입하는 의약품이다보니 미국인들이 느낄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인접국가인 캐나다에 먼저 진출해 기술력과 안정성을 검증받은 뒤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우리가 중국이나 동남아 제품의 품질을 신뢰하지 않는 것처럼 미국인들 역시 한국산 의약품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하지만 캐나다 공장에서 제조해 미국에 진출한다면 그런 불안을 거의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공영 의료보험제도를 갖고 있어 녹십자와 같은 해외기업이 의료시장에 진입하기가 미국보다 수월하다. 민간 주도로 의료보험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미국 의료시장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병원, 보험사, 환자 등을 일일이 상대해야 한다.

반면 캐나다는 의료체계가 전면 공영제여서 온 국민이 각 주정부가 시행하는 공공 의료보험에 자동 가입되고, 진료비는 본인 부담금 없이 의료보험에서 전액 지불된다. 따라서 주정부의 승인을 받으면 캐나다 적십자에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 공공기관과 거래하기에 수요가 안정적이고 대금 회수에도 문제가 없다.

최근 우리나라와 캐나다 사이에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것도 긍정적이다. 녹십자가 국내 공장과 캐나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필요에 따라 손쉽게 이동·교환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가 자금 조달에 나서며 해외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볼 때 이미 현지 정부의 승인과 제조허가 등을 받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녹십자가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제약업체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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