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情 떼는 중국 시장에 발목 잡힐까 [발행사분석]AA급·내수기업...수요예측 선방할 듯
이승연 기자공개 2014-04-07 09:52:18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3일 1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이 2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한다. 최근 들어 완판 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내수 기업인데다 AA-급이라는 점에서 투자자 모집은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풀 꺾인 해외 시장의 성장세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런 부분이다.◇오리온, 2년 만에 복귀…AA급·내수 산업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오리온은 내달 초 5년 만기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으로 선정, 구체적인 발행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 조달 자금 가운데 400억 원은 내달 만기 도래하는 같은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오리온의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1000억 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200억 원의 수요가 금리 밴드(국고5년+25~37bp) 안에 골고루 모이면서 오버부킹을 기록했다.
최근 내수 관련 기업들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경우 재무 구조가 열위하고 A-등급에 불과하지만 지난 1월 200억 원의 수요예측에서 800억 원의 수요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대성에너지(A+)도 공모액을 웃도는 500억 원의 수요를 모았다. 이 밖에 대상, 이마트, 농심홀딩스 등도 완판 대열에 합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수 산업의 경우 경기를 덜 타면서 현금창출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최근 기관들이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내수기업들의 회사채에 투자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오리온은 지난 2월 만기 도래한 400억 원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상환 규모도 크지 않을 뿐더러 보유 현금도 두둑하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지난해 말 현금성 자산은 51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 늘어났다.
◇ 중국 시장, 초코파이 情 떼나…수익성 저하 뚜렷
오리온은 그간 ‘초코파이', ‘고래밥', ‘포카칩'과 같은 다수의 장수 브랜드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국내 제과 산업이 성숙기 진입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 해외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보완 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등의 매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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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2008~2012년 오리온의 EBIT/매출액은 7.1%에서 11.1%로 성장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연간 1000억~1300억 원으로 추산되는 해외 부문의 자본적 지출(Capex)로 총 차입금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현금흐름과 현금성자산은 꾸준하게 늘었다.
하지만 오리온의 성장세도 작년을 기점으로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2013년도 매출액은 2조 48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00억 원 가까이 늘었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2637억 원) 대비 2% 감소한 2587억 원을 기록, 3년 간의 증가세를 마감했다.
중국 시장의 내수 침체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매출이 7.3%증가했지만 이는 시장 기대치(14%)의 절반에 불과한 수치"라며 "최근 중국 시장의 내수 침체로 당분간 예전과 같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도 내수 경기 둔화와 판촉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3.2% 감소한 197억 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중국 수혜주'로 꼽혀온 오리온의 주가도 4분기 실적 발표일인 3월 14일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13일 88만 원 수준이던 종가는 다음날 80만 원까지 떨어진 후 80만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리온 주가는 지난해 11월 104만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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