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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양회, 차입금 줄이기 '딜레마' [시멘트업 리포트]양호한 손익 불구 총차입 증가..과도한 이자비용 '발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4-04-23 08:5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2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양회공업(쌍용양회)이 장기간 이어진 과도한 이자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호한 수익을 올리더라도 이자를 갚기에 급급한 탓에 정작 차입금 자체를 오랜 기간 줄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8년 만에 최고 손익을 거둔 지난해에는 오히려 총 차입금이 늘어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양회는 별도재무 기준으로 지난해 647억 원을 금융권 차입금 이자로 지출했다. 8억 원의 지급보증료도 포함된 액수다. 같은 기간 쌍용양회가 보유한 총 차입금은 1조 511억 원으로 현금성자산은 90억 원에 그쳐 대부분 순차입금이다.

지난해 쌍용양회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842억 원이다. 여기에 차입금 이자를 고려하면 지난해 쌍용양회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1.3배로 분석된다. 1배 이상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고 돈이 남았다는 것이고, 그 이하는 이자조차 수익으로 감당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남는 장사를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쌍용양회는 지난 2012년 8년 만에 처음으로 이자보상배율 1배를 넘어섰다. 2012년 기록한 영업이익은 819억 원, 이자비용은 763억 원으로 이자보상배율 1.1배를 간신히 상회했다. 전년도까지만해도 0.3배, 2011년에는 0.9배 등 수년간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던 상태였다. 이를 보면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은 상당히 긍정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과도한 금융비용이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도 역시 대규모 이자비용 탓에 당기순이익이 크게 하락하는 악영향을 봤다. 지난해 쌍용양회의 당기순이익은 156억 원으로, 영업이익에서 순이익 삭감분의 대부분이 이자비용으로부터 기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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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입금을 줄이는 것 자체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이자 갚기에 급급해 현금 창출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차입금 규모는 부담스러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제자리걸음을 하다 못해 오히려 차입금이 늘었다. 8년 만에 최고 수익을 거뒀음에도 차입금이 증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쌍용양회의 총 차입금은 1조 511억 원으로 2009년 수준으로 단번에 회귀했다. 대규모 영업이익을 기록하고도 차입금을 전혀 줄이지 못했다는 얘기다. 2010년 총차입금을 간신히 1조 원대 이하로 떨어뜨린 이후 3년만에 다시 1조 원을 넘었다. 대부분이 단기차입(78.3%)이어서 단기 상환 부담에 따른 운용자금 압박이 상당히 크다.

쌍용양회는 차입금 비중 확대에 대해 과거 분사된 계열사들을 흡수하면서 나타난 현상일뿐이라는 설명이다. 쌍용양회 관계자는 "지난해 쌍용인터내셔널과 쌍용에코텍을 흡수합병하면서 차입금이 증가하게 된 것일 뿐"이라며 "만약 이쪽 계열들의 합병이 없었다고 보면 차입금 자체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사를 합병하기 직전인 지난해 상반기 재무제표를 보면 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태다. 양쪽 회사를 흡수합병한 것은 지난해 9월과 10월이다. 합병 직전인 지난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쌍용양회의 총 차입금은 1조 507억 원으로 전년 말 9760억 원 대비 750억 원가량 이미 증가해있는 상태였다. 현금흐름을 보면 이때부터 이미 총 차입금이 1조 원을 넘어섰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단순 합병으로 차입금이 늘어났다는 해석을 내리기가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쌍용양회의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상황을 놓고 봤을 때는 단기적인 수익성 증대만으로 차입금 자체를 줄이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근 10년 사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던 2004년 수준(1234억 원)을 달성하더라도 절반이 넘는 자금을 고스란히 이자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지경이기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같은 특별한 자구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단기적인 시멘트 가격 인상만으로 재무구조가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점치기는 어렵다"며 "건설경기가 전성기 수준으로 급격하게 살아나지 않는 이상 수익성 증대에 따른 재무구조의 안정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쌍용양회 관계자는 "계열사들의 경영실적이 양호해 회사 수익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자산 매각 등 계열사 구조조정을 거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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