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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 리포트]키사라·싱카이, LG 임원식당이 모태급식 강자 아워홈, 외식 공룡으로 거듭나

문병선 기자공개 2014-05-08 08:14:45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2일 08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사라'를 아워홈이 운영하는 걸 뒤늦게 알았다. 그 이전에는 자주 찾던 곳이다. 경쟁사이기 때문에 알고 나서는 부담이 됐고 요즘은 찾지 않는다."

국내 대그룹 임원이 최근 식사자리에서 레스토랑 이야기를 하다가 건넨 말이다. VIP를 접대할 때 애용하는 장소였으나 아워홈이 운영한다는 얘기에 깜짝 놀라 발길을 돌리게 됐다는 일화다.

키사라 강남 매장
강남과 광화문 등지에서 꽤 유명한 '키사라'를 아워홈이 운영한다는 걸 아는 고객은 많지 않다.

아워홈은 소비자 입장에서 저가로 한끼를 해결할 수 있는 급식시장의 강자인만큼 고급 일식 레스토랑을 운영할 것으로 상상하기가 쉽지 않아서이기 때문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체급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이미지가 있어 이 이미지가 외식 브랜드로 이어지기를 바라지 않았다"며 "외식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면서 의도적으로 아워홈과의 관계를 내세우지 않는 브랜드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아워홈이 LG그룹 구내식당 사업에 기업의 뿌리를 두고 있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1987년 LG유통은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사원식당을 운영했고 이 식당이 아워홈 급식사업의 시초가 됐다. LG그룹의 계열사가 늘어나면서 사세가 커졌던 건 필연이었다. LG그룹이 LG그룹, GS그룹, LIG그룹, LS그룹 등으로 분리되면서도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룹이 분할되고 각 그룹이 다른 장소로 둥지를 찾아 떠나자 급식사업의 수요는 더 늘었다.

반면 아워홈의 외식사업이 LG그룹 임원식당에서 출발했다는 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범LG가(家) 관계자는 "1987년 당시만해도 임원식당을 갖춘 그룹이 많지 않았다. 사원식당과 별개로 임원식당을 열었는데 이 식당을 사업화로 의도적으로 연결할 생각은 없었다. 임원식당에 네이밍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로 발전했다. 임원식당이 그 시초인 셈이고 이 때 노하우가 아워홈 외식사업의 밑거름이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 구자학 아워홈 회장만해도 외식사업에는 큰 뜻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임원식당을 고급 레스토랑으로 발전시킨다는 생각은 구 회장의 다음 세대에서 발전시킨 전략으로 보인다. 그의 막내딸 구지은 아워홈 전무가 현재 외식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구 전무는 2000년 초반부터 아워홈에서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아워홈이 외식사업을 크게 확장한 시기도 2000년 초반이었다.

사보텐 매장
LG유통에서 2000년 계열분리된 아워홈은 2003년 SK네트웍스의 계열사인 베넥스인터내셔널로부터 레스토랑 5곳을 인수한 뒤 일부 브랜드를 바꾸어 지금까지 고급 레스토랑으로 운영하고 있다. 물론 그 이전 아워홈은 '사보텐'이라는 일본식 돈까스 체인 사업을 시작했으나 지금처럼 외식사업에 적극적으로 확장할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다.

따라서 지금의 아워홈 외식사업은 구 전무와 일부 경영진이 진행했던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지하 '싱카이'나 '메짜루나' 등이 '키사라(구 이끼이끼)'와 함께 모두 당시 인수한 레스토랑이다.

아워홈이 애써 연관성을 드러내려하지 않는 외식사업은 현재 아워홈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커가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웰스토리가 상대적으로 외식업에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웰스토리는 아직도 삼성그룹의 계열사이므로 대그룹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워홈은 LG그룹에서 오래 전 계열분리돼 상대적으로 삼성보다는 자유롭다.

아워홈은 이미 단체급식 및 식자재 시장에서 3강을 구축한 동시에 수많은 외식 브랜드를 갖고 있는 종합식품요리기업으로 발전했다. 외식업계에서는 '공룡'으로 표현한다.

밥이답이다 매장
한식 패스트푸드점 밥이답이다(Babidabida), 철판요리 전문점 야끼스타(Yakistar), 수제버거 레스토랑 버거헌터(Burger Hunter), 프리미엄푸드코트 푸드엠파이어(Food Empire), 정통 일식당 키사라(KISARA), 차이니스 레스토랑 싱카이(XINGKAI), 정통 중식당 케세이호(Cathay Ho), 라운지 바 뭄바(MOOMBA), 프리미엄 한식 레스토랑 손수헌,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관 3층의 다이닝 레스토랑 오리옥스(THE ORIOX), 일본 신주쿠 돈까스 전문점 사보텐(Saboten), 베이커리 카페 업타운카페(Uptown Cafe) 등 셀 수 없이 많다.

웨딩 및 컨벤션 브랜드인 아모리스(AMORIS)까지 더해 아워홈은 자칭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접객업) 산업을 이끄는 기업이라 칭한다.

요즘은 푸드코트 사업을 크게 늘리고 있다. '푸드 엠파이어'는 롯데 이천 프리미엄 아웃렛에 입점했다. 한개층을 모두 '푸드 엠파이어'라는 브랜드가 소유하고 여기에 아워홈의 각종 외식브랜드를 입점시키는 전략이다. 여의도 IFC몰 지하 식당가는 절반이 CJ푸드월드가, 그리고 나머지 절반을 '푸드엠파이어'가 소유한다. 이렇게 확장한 푸드코트 사업은 병원, 쇼핑몰, 학교, 리조트 등 11곳에 이른다.

푸드엠파이어 전경

수익성이 뒷받침될 지가 관건이지만 규모가 커지다보면 그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아워홈의 전략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급식사업 뿐 아니라 외식업계 공룡이 된 지 오래됐다"며 "아워홈이 전개하는 푸드코트 사업과 컨벤션 사업을 보면 미래가 보일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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